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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도체 전쟁' 전략 찾나…중국부터 가는 이재용
한국경제 | 2019-01-23 02:11:17
[ 오상헌/고재연 기자 ] 반도체와 중국. 지난해 전체 수출의 21%(품목)와 27%
(지역)를 책임진 ‘일등공신’들의 ‘배신’에 우리 경제
는 연초부터 휘청였다. 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
8.8%(반도체)와 22.5%(중국) 쪼그라들면서 전체 수출은 14.6% 뒷걸음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다음달 초 찾는 중국 산시성 시안 공장은 &ls
quo;수출 한국’을 멍들게 한 ‘반도체+중국’의 실상을 가장
가까운 데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추락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
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中 경기 하락…반도체 수요도 뚝

우리 기업들의 중국 수출 물량이 급감한 배경에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반도체 경기 하락과 직결된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제품 판매량이 줄어드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5G(5세대) 네트워
크 장비 수출이 줄어들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똑같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5대 거래처(금액 기준)로 꼽히는 ‘
큰손’이다.

중국은 삼성전자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거래국이다. 2013년 18.5%에
서 5년 만인 지난해 3분기 32.9%로 급증했다. 현지 가전·휴대폰 업체에
밀려 삼성전자 완성품(세트)의 중국 점유율이 급감한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가
중국 비중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었다. ‘중국 경기 둔화→반도체
수출 급감→삼성전자 영업이익률 급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얘
기다.


“수익성이냐, 장악력이냐”

2014년 문을 연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 주력 생산품은 전원이 꺼져도 저장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낸드플래시다. 삼성
전자는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이곳에 2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새해 첫 해외 출장지로 시안을 꼽은 것에 주목하고 있
다. 낸드 가격 및 출하 전략을 세우기 위한 현장 점검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 낸드는 삼성,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빅3’가 세계 시장
의 95%를 차지하는 D램과 달리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등
5~6개 업체가 경쟁하는 탓에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낸드 업체들이 ‘가격을 지키기 위해 출하량을 줄이느냐’와 &lsquo
;가격을 포기하는 대신 출하량을 늘려 점유율을 높이느냐’를 놓고 고민하
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위권 업체들은 업계 1위인 삼성(시장점유율 41%)이 어
떤 전략을 쓰느냐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삼성이 가격
하락기를 틈타 ‘치킨게임’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서다. 치킨게임
과정에서 몇몇 업체가 쓰러지면 훗날 반도체 호황이 올 때 살아남은 업체들은
더 큰 과실을 거두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내년으로 예정된 시안 2공장 본격 양산 시점을 늦
추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출하량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반대로 양산을 강행하면 ‘낸드발(發) 치킨게임’이 시작되는 것으
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고재연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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