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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온 나라가 마약으로 난리인데…마약류 거래 방치하는 네이버
한국경제 | 2019-06-17 13: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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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0만명이 드나드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마약류 거래와 탈세
가 판치는 무법(無法)지대로 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의 수
익 모델인 트래픽과 방문자 수에 급급해 마약류 거래를 방치하고, 온라인 판매
가 금지된 담배와 술이 버젓이 팔리는 등 네이버가 이들 불법 거래상들의 놀이
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법지대 네이버 카페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는 주로 '카페'
와 '쪽지'를 통해 이뤄진다. 회원수 17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대표 카
페 '중고나라'는 이들 불법 거래상들의 대표적인 놀이터다. 중고나라는
소비자와 소비자 간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곳이다. 회원수 규모로 따지면 이베
이코리아, 쿠팡, 11번가, 위메프에 이은 국내 5위권 전자상거래 업체 수준이다
.

불법 거래상들이 이 카페를 통해 주로 판매하는 것은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와 '펜터민'·'휴터민' 성분이 함유된 다
이어트제다. 졸피뎀과 펜터민 그리고 휴터민은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분류
된 성분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을 경우에만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 이들 성분은 적정량을 복용했을 경우 질병의 효과를 보지만, 과다&middo
t;장기 복용할 경우 뇌 신경에 이상이 생겨 불안, 초조, 환각, 어지럼증, 기억
상실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이 없는 사적 거래를 금지하는
이유다.

카페에서 기자가 직접 '수면제', '다이어트약' 등을 검색해보
니 거래가 금지된 이들 마약류 등이 버젓이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이 단순 무지
(無知)로 먹다 남은 약을 판매하는 개인 소비자가 아닌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는
'전문 업자'라는 것이다. 기자가 다음 날 다시 한 번 '수면제
9;, '다이어트약' 등의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해보니 같은 사진의 동
일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대신 아이디만 달랐다. 이 글은 2~3시간 게시된 뒤
삭제됐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이버모니터링을 피하기 위해 다음 날
또 다른 아이디를 써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했다.


지난달 29일 인천지방경찰청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다이어트약
9;을 의사 처방전 없이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 거래한 혐의로 판매자
23명과 구매자 15명을 입건했지만 불과 보름여 만에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
고 있는 것이다.

마약류뿐만이 아니다. 전자상거래가 금지된 담배, 술 등을 판매한다는 글도 이
카페에 버젓이 올라왔다. 담배와 술은 각각 담배사업법과 주세법에 근거해 온
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탈세 및 미성년 접근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들은 사
이버모니터링을 피하기 위해 관련 검색어(예: '양주', '위스키
9;, '조니워커', '발렌타인', '담배')가 아닌 자신들
만의 '은어'를 사용해 게시글을 올렸다. 예를 들어 담배는 특정 브랜
드를 표기하거나('레종') 아니면 자음('ㄹㅈ 10갑')만 표기하
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따돌렸다. 댓글을 통해 거래 의사를 밝히면 '쪽지
'로 가격이 전달된 뒤 나머지 거래 절차가 진행됐다.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는 이 카페에 '성기확대기구' 등 성 관련 게시
물도 사진과 함께 방치됐다. 성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함께 나타났다. 청소년보호법 제22조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성기확대기
구 판매는 금지돼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이 같은 게시
물을 볼 수 있는 카페에 청소년 유해 물건 판매를 허용하는 네이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이들 품목을 합쳐 중
고나라 카페의 일평균 거래액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
다.


◆"마약류 거래·성매매 통로인데…네이버 책임은 없어"
;

불법 거래상들의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음에도 네이버가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지
않는 것은 '불법' 게시물 등이 올라와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
이다. 윤지상 식약처 대변인실 주무관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마약류의 거
래가 이뤄져도 사이트의 성격이나 운영 형태를 봤을 때 관리자인 네이버가 직접
그 거래에 가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다"며 "결국 &
#39;알선'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네이버는 미성년자 성매매('지식iN' 게시판), 초등학생을 성폭행
하는 내용의 만화 게시('도전 만화' 게시판), 마약 거래(네이버 카페)
등의 플랫폼으로 악용된 전례가 있지만 모두 처벌받지 않았다. 관리·감
독의 책임이 있음에도 네이버가 직접 그 거래에 가담하거나 직접적으로 알선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들 불법 게시물을 작성하는데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방치'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처벌한다.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성매매 알선 게시물과 광고를 게재한 인터넷 사이트, 포털,
소셜미디어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온라인 성매매
상대 전쟁법(FOSTA)'에 서명했다. 이 법을 통해 그 동안 성매매 및 음란물
유통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했던 구글·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기업들도 처
벌의 대상이 됐다.

불법 거래상들이 2000만명에 달하는 카페 이용자들에게 일시에 게시물을 광고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 네이버라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게시물을
올리기 전까지 네이버로부터 어떠한 사전적 규제도 받지 않는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기본적으로 '타깃 광고' 구조여서 대규모 이
용자에게 동시 노출이 쉽지 않다.

또 네이버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해 사후
에도 엄격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는 점도 불법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이
유로 꼽힌다. 네이버 관계자는 "불법 게시물은 회사 및 카페 약관에 따라
삭제, 블라인드 등의 처리를 하고 있다"며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워낙 양이 많이 실시간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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