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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르노삼성, 결국 감원 나섰다…"400명 희망퇴직·순환휴직"
한국경제 | 2019-08-26 00:51:33
[ 장창민/도병욱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7년 만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이 회사 부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400명 규모의 희망퇴직 및 순
환휴직을 실시 하기로 했다. 2년 넘게 ‘생산·판매 절벽’에
내몰린 국내 자동차업계의 ‘감원 공포’가 현실화했다는 관측이 나
온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노동조합 간부를 대상으로 설
명회를 열어 인력 조정 방안을 통보했다. 오는 10월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
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변경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생산량을 25%가
량 줄인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1800명)의 20% 이상인
400여 명이 ‘잉여 인력’이 된다. 회사 측은 남는 인력 400여 명의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 시행 계획을 노조에 제안했다. 2012년 감원 후 7년 만의
구조조정이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고강도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쌍용자동차와 한국GM도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본 쌍용차는 이달 임원 20%를 감축했다. 직원 대상 무급휴
직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도 경남 창원공장의
근무제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생산절벽' 르노삼성, 7년 만에 구조조정…적자 누적 쌍용차, 新
車 연기
중견 완성차 3社 비상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숙원 중 하나는 ‘시간당 생산량(UPH)’
축소였다. 르노삼성 노조는 부산공장의 노동 강도가 다른 완성차공장에 비해
높다는 이유로 해마다 회사 측에 UPH 감축을 요구했다. 회사는 그때마다 &ldqu
o;부산공장의 가장 큰 강점(높은 생산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 올해는 ‘공수(攻守)’가 완전히 바뀌었다. 회사 측이 먼저 UPH를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차가 안 팔려 덜 생산해도 되기 때문
이다.

회사는 UPH를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낮추는 동시에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
직 및 순환휴직을 시행하기로 결론냈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등 다른 중견 완
성차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모두 극심한 판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해 조만간
구조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생산절벽 직면한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올 1~7월 9만8800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작년 같은 기간(13만931
0대)보다 29.1%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 ‘로그’의 주문 급감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로그를 수탁
생산하고 있다. 이 차는 부산공장 생산량(지난해 21만5680대)의 절반가량(10만
7251대)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닛산은 위탁 물량을 연 10만 대에서 6만
대로 4만 대 줄였다.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거듭하자 위탁 물량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돌렸다.

9월 로그 수탁계약이 끝나면 위기는 더욱 본격화한다. 르노삼성의 당초 계획은
로그 수탁생산을 최대한 연장하고, 다른 수출 모델을 빨리 배정받는 것이었다
. 이 계획은 상반기 노조 파업으로 어그러졌다. 닛산은 로그의 생산 위탁을 최
대한 빨리 끝내기로 결론냈다. 프랑스 르노 본사도 “노사 관계가 안정돼
야 후속 수출 모델을 배정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로그 후속 물량을 확정
하지 않았다.

오는 10월부터는 부산공장이 ‘생산절벽’에 직면한다는 의미다. 월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르노삼성이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우선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을 검
토하고 있다. 생산직(약 1800명)의 22% 수준인 400여 명을 구조조정한다는 계획
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의 규모와 시기는 노조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물량 부족 사태가 계속되
면 부산공장 운영 방식이 현행 2교대에서 1교대로 바뀔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
다. 이 경우 생산직 직원의 절반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수출 물량을 따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올 상반기(1~6월) 판매량은 521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줄었다. 글로벌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각 공장이
치열하게 물량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노사 갈등이 심각한 부산공장에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차 계획도 연기한 쌍용차

쌍용차는 최근 신차 개발 및 양산 계획을 연기했다. 10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
는 등 경영난이 심해지자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을 조정한 것이다.

쌍용차는 최근 예병태 사장이 직접 관리하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rsquo;를 꾸렸다. 쌍용차는 당초 코란도 투리스모 후속 차량인 미니밴 A200과
중형 SUV D300을 개발해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내년 하반기 이후
로 미뤘다. 준중형 SUV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출시 계획도 재검토하고
있다.

TF는 또 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회사는 이미 이달 초 임원 20%를 내보내고 연봉
도 10% 삭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생존을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올 1~7월 국내외 시장에 8만1063대의 차량을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
간(8만26대)보다 1.3% 늘었지만, 신차 2종(티볼리 부분변경 모델, 코란도 완전
변경 모델)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이라는 지적이다. 쌍용
차는 지난달 29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판매목표(16만 대)를 달성
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한국GM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남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
안을 고민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와 다마스, 라보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2년 가까이 6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돼 국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모
두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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