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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13개 자치구 "공시지가 낮춰달라"
한국경제 | 2020-01-20 03:26:45
[ 배정철/최다은 기자 ]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자치구
가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
으로 확인됐다. 가파른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세금 폭탄’ 우려
때문이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표로 이용되는 만
큼 자치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납세자들의 조세저항 움직임도
커질 전망이다.

강남권 자치구 대거 ‘반발’

19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전수조사한 결과 13개 자치구가 국
토교통부에 표준지 공시지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강남·서초·
;동작·마포·서대문·성동·성북·강북&middo
t;동대문·영등포·중랑·종로·중구 등이다. 국토부
는 한국감정평가협회에서 조사한 표준지 공시예정가격에 대해 작년 12월 24일부
터 지난 13일까지 지방자치단체별 이의 신청을 받았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에 활용되는 주요 지표 중 하나
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개별 공시지
가가 산정되기 때문에 상승률에 따라 보유·증여세가 오르고 기초연금 등
도 박탈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13일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에 표준지 공시지가를 낮춰 달라는 의견을
보냈다. 10.33%에 이르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예정 상승률을 8.68%로 내려 달
라는 내용이다. 올해 공시지가가 8.65% 상승할 예정인 서초구는 일부 필지의 지
가 상승률을 낮춰달라는 의견을 냈다. 동작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대거 진행되는 사당동의 지가 상승률을 문제 삼았다. 강북에서도 공시지가 상승
률이 높은 자치구가 대거 반기를 들었다.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성북구 등
이다.

성동구는 2호선 왕십리역 인근의 금호동, 행당동 아파트 인근의 공시지가가 평
균 11.25% 상승할 예정으로 이를 9.48%까지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성수동 서울
숲 인근은 13.39% 올라 이를 9.2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
ldquo;아파트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덩달아 인근 상가의 과세부담이 커지고 있
다”며 “특히 성수동은 임차인 보호 차원에서 지가 상승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공시지가 예정 상승률 6.12%를 기록한 성북구는 돈암동, 정릉동, 장위동에
서 15% 이상 급등한 20필지의 상승률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8.6% 상승이 예
정된 영등포구는 영등포역 일대 후면지역의 6필지에 대한 지가 상승률 인하를
요구했다. 이 밖에 동대문구는 휘경동 재개발 지역의 상승률을 낮춰달라고 요구
했다. 마포구도 올해 지가 상승률 7.97%를 기록할 예정이어서 하향 조정을 요청
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상승률 30%에서 50% 초과 구간 24필지는 점진적
가격 상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지가 예상 상승률 5.02%를 기록
한 중구도 일부 필지에 대해 조정의견을 제시했다.

“이의신청 반영률은 미미해”

표준지 공시예정가격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곳은 송파·강동·
광진·양천·강서·노원·관악·금천·구
로·도봉·은평·용산 등 12개 자치구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잠실동 아파트값 상승률에 비해 공시지가 상승률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며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일대의 지가 상승률은 다른 곳과 비교했
을 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관계자도 “공시지가 상승률
이 높지 않아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세와 부담금 부과의 기준을 삼기 위해 매년 전국 50만 필지에 대해 표
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한다. 이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나머지 토지에 대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지자체는 ‘공시지가 심의위원회’를 구성
해 지역 간 가격 왜곡 문제에 대해 정부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의
신청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13일 표준지 공시지가를 확정·공시한다.
이어 4월 10일께 전국의 개별 공시지가를 확정 공시하고 다시 한번 이의 신청을
받은 뒤 오는 5월 개별 공시지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지자체의 공시지가 하향 요구를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작년에도 최종
표준지 공시지가가 소폭 조정되는 데 그쳤다.

배정철/최다은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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