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단독] 금융당국, IPO 수수료 정액제 검토…증권업계 반발
한국경제 | 2020-09-25 10:25:49
≪이 기사는 09월25일(09: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를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전환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증권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광
풍으로 증권사들이 수수료 '대박'을 터뜨리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증권사 IPO 담당자들
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상장 주관 수수료를 정액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수료는 공모 규모와 공모가에 비례해 정해진다. 주관사
가 인수하는 금액에 수수료율을 곱해서 계산한다. 수수료율은 통상적으로 1% 안
팎이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이나 외국계 기업의 경우 5~6%대를 받기도
한다. 여기에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으로 정해지면 1~5%의 성과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 3곳이 약 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이 수수료율 2.2%를 적
용받아 52억원을, 삼성증권이 30억원을 수령했다.

정률제 방식은 공모 물량이 많고 공모가가 높을수록 증권사가 수익을 많이 가져
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주관사들이 기업 가치를 부풀리고 공모 규모를 키운다
는 지적이 나왔다. 수수료가 정액제로 바뀌게되면 이와 관계 없이 증권사는 수
임 건수마다 정해진 금액만 받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 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특단의 조치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IPO 최대어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음달 출격하면
서 공모주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정액제 도입이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장 절차가 까다로운 특례 기업들은 증권사들로부터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
는 점에서다. 수수료가 획일화되면 계약 건수로 실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전체적으로 상향 조정되
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어'로 꼽히는 대형 딜
1건으로 만회가 불가능해지면서 다른 계약까지 수수료가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
이다.

증권사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일부 기업
들에게 투자자들이 쏠리는 현상을 보고 IPO 시장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파나시아, 퀀타매트릭스 등이 공모가
가 높다는 이유로 수요예측에서 실패, 상장을 철회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qu
ot;올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상장 대어들이 많아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주관사 마음대로 공모가를 높이거나 흥행에 개입할 수는 없다"며
"시장이 판단하도록 맡겨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
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