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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89억달러 자금이탈…'트럼프 실망감'이 배경
파이낸셜뉴스 | 2017-03-26 07:05:05
뉴욕증시에서 지난 1주일간 빠져나간 자금이 8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9개월만에 최대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주식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NN머니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EPFR 글로벌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22일 현재 1주일간 주식투자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89억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급등세를 탔던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했다.

은행, 제조업, 중소기업 등 내수업종이 주로 빠졌다.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던 대형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지난주 250포인트 하락해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주간 단위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밀어붙였던 '오바마케어' 폐지가 공화당 내부 반발로 '없던 일'이 되면서 그의 국정 추진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이때문에 그동안 증시를 이끌어왔던 '트럼프랠리'는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는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을 독대한 뒤 전격적으로 건강보험 체계 개편안을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하원의 반발로 의회 법안 상정을 철회했다. 공화당이 법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의석을 확보하고도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했던 법안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시장의 기대가 큰 트럼프의 감세·인프라 확대 정책 역시 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잖아도 최근들어 트럼프의 정책 추진력, 반이민·보호주의가 몰고올 부작용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던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EPFR 글로벌은 뉴욕증시 엑소더스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돼 충격이 오래갈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어젠다 의회 통화에 필요한 집중과 정치적 노련함을 갖추고 있는지"에 시장이 의구심을 갖게 됐고, 이때문에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주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지난주 중소기업 주식에서 11억달러가 이탈했고,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던 중소업종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지난주 2% 하락했다.

트럼프의 보호주의가 시행되면 가장 큰 헤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됐던 산업주는 1월 중순부터 자금이 빠지기 시작했다.

은행주 역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수혜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6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뉴욕증시를 이탈한 자금은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또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과 금 수요 역시 뛰었다.

향후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회복할지 여부는 세제개혁 성사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 회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코톡은 "감세안 처리가 오래 걸리고, 그 실체에 대한 의문이 커질수록 주식시장의 위험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분석보고서에서 "트럼프 랠리는 늘 아직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면서 새 건강보험 법안 실패는 '신뢰'에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다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2008년 9월 의회가 구제금융 법안을 부결시키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것과 같은 정도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금융사들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TARP)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 폭락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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