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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직원들이 본 구광모 상무… 드라마 속 재벌 후계자와는 딴판
한국경제 | 2018-05-18 17:42:59
[ 노경목 기자 ] “네. 전무님! 지금 당장 사무실로 가서 설명드리겠습니
다!”

지난해 봄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1층. 큰
소리로 통화하며 화장실에서 헐레벌떡 뛰어나오는 직원이 있었다. 부친인 구본
무 회장에 이어 LG그룹을 이끌 구광모 LG전자 상무였다. 당시 (주)LG 경영전략
팀에서 일하던 구 상무는 일반 직원들 이상으로 상사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것
으로 유명했다.

트윈타워에 있는 LG 계열사 직원들이 구 상무를 마주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
다. 그는 약속이 없는 날이면 지하 1층 사원식당으로 내려가 저녁을 먹고 야근
한다. 트윈타워 흡연실은 식사가 끝난 뒤 들르는 단골 장소다. 이동할 때는 사
원용 엘리베이터를 탄다. 한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혼자 식
사를 마치고 흡연실로 향하는 구 상무 모습을 1주일에 한 번은 볼 수 있었다&r
dquo;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수개월 동안 흡연실에서 마주쳐 얼굴이 익
숙해질 때쯤 다른 직원이 ‘구 회장님 아들’이라고 귀띔해 누군지
알았을 정도”라고 했다.

부하 직원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쓴소리&rsq
uo;할 일이 있으면 다른 직원들이 없는 장소에 당사자를 불러낸다. 동료 직원들
과의 술자리에서는 자신의 고민을 가감 없이 꺼내놓고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구 상무 행보가 외부에 처음 공개된 것은 올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였다. 사이니지 제품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ID사업부장을 맡은 구 상무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앞선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객들의 필요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겠
다”고 말했다. LG 직원들은 그가 복잡한 사안들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
다고 입을 모은다. 구 상무가 (주)LG 시너지팀에 있을 때 함께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관계자는 “사업 일선에서 벌어지는 현안에 대해 폭넓게 파악하고
있어 놀랐다”고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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