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11-16 15:00:03
[비즈니스워치] 이경남 기자 lkn@bizwatch.co.kr
최근 한 후배가 처음으로 독립을 하면서 TV를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TV를 즐겨보지 않는데다가 요즘 콘텐츠들은 PC의 인터넷 환경에서 OTT를 통해 시청하기 때문에 TV 대신 고사양의 PC용 모니터를 사는게 더 나을 거 같다는 판단에서라고 합니다.
사실 TV와 디스플레이는 컨텐츠를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구현해준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기술의 지향점은 확연하게 다르다고 합니다. 제 후배처럼 TV와 모니터 구매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 두 디스플레이의 기술 지향점을 같이 살펴보시죠.

TV와 모니터의 다른점 ① '당신'과의 거리
TV와 모니터가 지향하는 기술점이 다른 부분은 먼저 사용자와의 '거리'입니다. TV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도 화면이 또렷해야 하지만, 모니터는 사용자와의 거리가 멀어봤자 1m 이내라고 가정한다고 합니다. 사용자와의 거리에 대한 기본값이 다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용되는 기술 역시 다르죠.
예를 들어 볼까요. TV를 매우 가까이서 봤을 때 매우 작은 도형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것을 보신 기억이 있을 거에요. 모니터에 눈을 가까이 대 보면 이 도형이 TV보다 작거나 아예 구분하기 힘들죠. 이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단위'인 픽셀을 얼마나 더 촘촘하게 배치했느냐의 차이에서 오는겁니다.
모니터는 상대적으로 가까이서 보기 때문에 이러한 픽셀 밀도(PPI)를 매우 높게 설정합니다. 반면 TV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사용자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PPI를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죠. 이 때문에 4K화질을 구현하는 모니터와 TV를 비교했을 때 모니터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TV와 모니터의 다른점 ②보정과 미보정
TV와 모니터의 또 다른 점은 흔히 말해 '보정'을 하느냐 안하느냐도 차이가 있습니다. TV는 영상을 감상하기 위한 기능에 몰두한 반면 PC용 모니터는 원본을 최대한 그대로 출력하는데에 집중하죠. TV는 '포토샵'을 거친 사진, 모니터는 날것 그대로의 사진이라고 표현할 수 있죠.
그럼 TV는 어떠한 보정을 거칠까요. 먼저 압축된 영상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하고, 저화질을 더욱 고화질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기술도 들어갑니다. 또 밝음과 어두운 영역을 조절하기도 하고요 색감을 강화해 더욱 화려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출력되는 이미지를 살짝 변환시키죠. 영상 감상의 경험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겁니다.
반대로 PC용 모니터의 경우 디지털화돼 있는 원본을 변환해 출력하더라도 같은 출력물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니터에서 봤던 자주색이 실제로 출력하니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간혹 있죠? 이러한 경우를 최소화 하려면 출력되는 결과물에 대한 보정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TV와 모니터 간 입력 지연 시간의 차이로도 나타납니다. TV는 영상에 '보정'이라는 결과를 거쳐 출력물을 내놓기 때문에 30~100ms(0.03~0.10초)가량의 딜레이가 발생합니다. 반면 모니터의 경우 보정 과정이 최소화 하기 때문에 1~10ms(0.001초~0.010초)선의 딜레이만 발생하죠. 간혹 PC를 TV에 연결해 모니터 대신 사용할 경우 '더디다'라는 느낌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TV와 모니터의 다른점 ③ 1초당 화면 전환 횟수
디스플레이에 출력되는 화면은 '연결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초에 수백번 화면이 전환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합니다. 1초에 많으면 많은 화면이 새로 그려질 수록 더 선명하고 생동감 나는 움직임이 구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헤르츠(Hz)'라고 하죠.
TV와 모니터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이 Hz입니다. 최고사양의 TV는 보통 120Hz, 즉 1초에 화면이 최대 120번 바뀌는데 모니터의 경우 최고사양은 540Hz, 즉 많게는 540번 이상의 화면이 전환됩니다. 모니터가 PC보다 1초에 더 많은 화면을 그려나간다는 겁니다.
이 역시도 TV와 모니터가 지향하는 점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통상 TV에서 제작되는 영상물은 24~60프레임, 1초에 24~60개의 이미지가 연결되는 환경에서 만들어지죠. 최근에는 120프레임까지 늘어나는 추세기는 합니다. 바꿔말하면 TV는 1초에 120번 이상의 화면이 전환되는 기능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반면 모니터는 상황이 다릅니다. PC의 사양이 더욱 높아지면서 PC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프레임이 500프레임 이상, 즉 1초에 500개 이상의 장면을 바탕으로 생성되기도 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니터가 원본을 있는 그대로 출력하는데 집중하는 만큼 더 높은 Hz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이 때문에 모니터 중에서는 게이밍 모니터에 가장 높은 Hz를 탑재하는걸 목표로 하기도 합니다. 게임의 경우 PC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더 높은 점수 등을 기록할 수 있거든요. 게임에 최적화된 모니터일수록 '고사양'으로 평가받는게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TV와 모니터는 그간 다른 목표를 가지고 진화해 왔습니다. 장단점이 확연하게 다른 두 디스플레이, 여러분은 어떤 것을 더 선호하시나요? 앞으로도 TV와 모니터가 어떤 기술 지향점을 바탕으로 더욱 진화해나갈지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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