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11-17 06:47:03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직전 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보다 36조1000억원 확대된 사상 최대 규모다. AI(인공지능)와 로봇, SDV(소프트웨어중심차), 전동화,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만 50조원을 배정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울산 EV(전기차) 전용공장과 수전해 플랜트 신설, 생산라인 고도화 등 국내 제조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AI·로봇 산업 집중…미래 성장동력 확보
현대차의 이번 투자 규모를 연평균 투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25조400억원이다. 직전 5년 연평균 투자액 17조8000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한 액수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중장기 국내 투자 결정은 그룹의 근원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차원이다. 투자 금액 125조2000억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미래 신사업 분야에 쏟는다. AI, 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에 50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AI·로봇 산업 육성 투자는 AI 인프라 조성 및 AI 활용 로보틱스 등 첨단 밸류체인 구축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우선 AI 모델 학습 및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고전력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는 피지컬(Physical)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 학습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PB(페타바이트)급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한다.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의 중추를 담당할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 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AI를 통해 대규모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로봇의 완성도 및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실제 산업현장 투입 전 신뢰성을 최종 검증하는 혁신 실증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를 활용해 확보한 고객 맞춤형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자체적인 로봇 제품 생산부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까지 확장한다.
동시에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부품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도 적극 지원한다.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사업 진출을 가속화함으로써, 핵심 부품 국산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등을 통한 국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위해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 개발 등에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양성자 교환막(PEM)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PEM 수전해기 및 수소연료전지 부품 제조 시설을 건립해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도 건설된다. 내년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이 준공되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기아도 경기도 화성 PBV 전용 신규 전기차 거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외에 기존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R&D투자 및 경상투자에 각각 38조5000억원, 3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R&D투자는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신제품 및 핵심 분야 기술 개발 확보에 투입된다. 경상투자는 미래 제조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생산 설비 효율화 및 제조 기술 혁신, 고객 서비스 거점 확대 등에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중장기 투자로 국내 AI·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AI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 국내 AI·로봇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차 투입을 위한 각 지역 생산 거점 라인 고도화 및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서남권 PEM 수전해 플랜트 구축 등으로 지역 균형발전 촉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 美 관세 지원도
현대차그룹은 15%로 문서화된 미국의 자동차 품목 관세 관련, 1차 협력사들의 관세 부담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해야 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가 부품 등을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법인(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실제 부담하는 관세를 매입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1차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여개의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다. 또 국내 자동차 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협력사의 원자재 구매와 운영자금 확보, 이자 상환 등을 지원하고 해외 판로 개척과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협력사 관세 지원과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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