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11-17 09:36:02
[비즈니스워치] 강민경 기자 klk707@bizwatch.co.kr

SK그룹이 2028년까지 128조원을 투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만 최대 600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단행한다. 고성능 AI 반도체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SK는 HBM 중심의 메모리 수요 폭증과 초미세 공정 확산에 대응하는 대규모 팹 4기 구축 계획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관세 변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의 'AI 3대 강국' 비전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2028년까지 계획한 128조원 투자가 이미 상향 조정되는 중이며 용인만으로 약 600조원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폭증과 초고난도 공정 전환으로 초기 계획 대비 투자비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을 직접 설명한 것이다.
이어 최 회장은 "수요에 맞춰 현명하게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신중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협상을 완수했다"며 관세 협상 성과에 대한 감사의 뜻도 밝혔다.
600조 메가 프로젝트…'K-메모리 심장' 설계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대형 팹이 순차적으로 조성된다. 업계는 팹 1기가 SK하이닉스 청주 M15X 6기 규모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 기준을 대입하면 전체 투자액은 600조원 안팎에 달한다.
팹 1기만 부분 가동해도 약 20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고, 협력업체 고용까지 포함하면 고용 파급력은 더 커진다. 최 회장은 "2029년까지 누적 1만4000명에서 2만명 고용 효과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SK는 제조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8600억원 규모의 '트리니티 팹'을 구축 중이다. 용인클러스터 내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으로, 소부장 기업과 연구기관 학계 스타트업이 함께 활용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기술 검증과 양산성 평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반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속도가 붙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오는 2027년 가동 시 동북아 AI 허브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업계는 해당 부지에만 수조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오픈AI와도 한반도 서남권 지역 데이터센터 설립을 논의 중이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 AI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AI 인프라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속도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는 엔비디아, AWS, 지멘스 등 글로벌 공급망 핵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제조 AI 경쟁력과 자율 제조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맥락서 이번 600조원 투자 계획은 한국 산업 지형을 재편할 메가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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