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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의 삯과 꾼] "파견" 태동은 언제?
프라임경제 | 2017-06-28 17:55:56
[프라임경제] 누군가에겐 지긋지긋한 일터인 곳이 누군가에겐 미래를 설계하는 꿈 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한민국 노동현장에는 오늘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모여 삶을 이어가고 있죠.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네 노동은 단순 밥벌이에서 전문직까지 다양화·고급화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형태 또한 복잡다단합니다. '삯과 꾼'에서는 노동 격변기였던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노동시장의 단상을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표 공약이던 '일자리'와 관련한 이슈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특히 '정규직 전환'을 두고 비용 부담에 난색을 보이는 기관 등을 향한 정부 차원의 설득은 아웃소싱업계에 파랑을 일으키는데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파견이나 용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시 용역업체 이윤, 일반관리비, 부가가치세 등이 15~20% 절약된다고 단정하자 업계에 논란이 번집니다.

절약된 이 비용을 정규직화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추가 부담 없이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 부위원장의 논리 전개에 모순이 있는지를 따지려는 건 아니고요. 여기선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노동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파견'의 역사에 대해 우선 짚고자 합니다.

파견은 '일정한 임무를 주어 사람을 보냄'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근로자를 정규직 채용해 타 사업장에 보내는 파견사업은 1998년 파견법 제정으로 국내 첫선을 보였죠.

파견이라는 근로형태가 공식적으로 공포된 것은 1998년 파견법 제정 이후지만 파견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당시 사업을 영위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파견의 태동을 '88올림픽'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가장 큰 국제행사였기 때문에 이를 진행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됐는데 이때 처음 근로자를 채용해서 각 현장으로 파견보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파견사업의 최초 기업은 어디일까요? 청소경비 등의 용역회사가 당시 인력파견사업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파견사업을 주력으로 했던 곳은 '한국산업안전'이라고 업계 사람들은 입을 모읍니다.

한국산업안전은 1980년대 국내 대부분 공항의 보안검색과 청원경찰 인력을 공급·운영하는 상당히 큰 규모의 기업이었다고 기억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5·16군사정변을 함께했던 인물이 예편하게 되자 박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설립된 기업이란 후문도 있네요.

아무튼 후문은 뒤로하고, 단일기업으로 많은 인력을 운영하던 한국산업인력은 88올림픽 때 각 체육관과 경기장의 보안검색 및 경비인력을 파견 보냈죠. 당시 그렇게 큰 국제행사에 투입될 대규모 인력을 공급할 만한 기업은 한국산업인력이 유일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용역회사들도 파견사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파견산업의 태동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88올림픽 이후 파견 기업들이 급격히 늘어나는데요. 한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한국산업인력은 '파견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한국산업안전 출신들이 파견사업에 많이 뛰어들었다네요.

지금은 당시 기업들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아직 한국산업안전 출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있죠. 바로 '유니에스'와 '제니엘'입니다. 국내 아웃소싱 리딩기업인 이 두 기업의 대표가 바로 한국산업안전의 직원으로 재직하다가 퇴사하고 기업을 창립한 것입니다.

따라서 파견이 태동한 연도를 정확히 짚긴 어렵지만 88올림픽 전후인 1987~1989년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파견의 태동인 88올림픽 이후 파견사업은 급속도로 확산됐고, 1998년 파견법 제정 이전까지 고속성장하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파견법 제정 전과 후의 산업 변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준영 기자 ljy02@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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