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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창작 뮤지컬 '벤허', 액션영화처럼 역동적인 연출…대형 군무·전차 경주 돋보여
한국경제 | 2017-09-25 01:03:35
[ 양병훈 기자 ] 로마의 함대가 해적 습격을 받는 영화 ‘벤허’의
한 장면. 거친 파도에 배가 좌우로 요동치고 배 안으로 물이 들어차 아수라장
이 된다. 무대라는 제약된 공간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뮤지컬 ‘벤허
’는 이 장면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왕용범 연출은 관객과 배우 사이에 반
투명 스크린을 내리고 거기에 바다가 요동치는 장면을 투사했다. 배우들은 반투
명 스크린 뒤에서 요동치는 배에 타고 있는 것처럼 연기했다. 스크린 뒤로 보이
는 배 모양 무대장치는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런 영상과 겹쳐지자 요동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종의 착시 효과를 재치있게 활용한 셈이다.

이 뮤지컬은 미국 정치가이자 군인이었던 루 월러스가 1880년 내놓은 베스트셀
러 소설이 원작이다. 국내에서는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1959년 발표한 영화로
더 잘 알려졌으며 지난해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리메이크 영화를 내놨다
.

다음달 29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lsqu
o;벤허’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성공시킨 왕 연출과 이
성준 음악감독이 3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세계적 고전 원작을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로 제작했다.

스토리는 원작 그대로다. 귀족 가문의 장손인 주인공 유다 벤허가 어린 시절 친
구 메셀라의 배신으로 순식간에 노예로 몰락한 뒤 그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렸
다.

영화와는 다른 무대 공연만의 매력을 입힌 게 특징. 해적과의 전투 뒤 로마 함
대를 지휘하던 장군 퀸터스가 바다에 빠지고 벤허가 그를 구해내는 장면도 인상
깊다. 수중촬영 영상을 무대 전면의 스크린에 투사해 무대에 물이 들어찬 것처
럼 느껴지게 한다. 왕 연출가는 “실제 영화 세트장을 빌려 배우가 수십
번의 다이빙을 반복한 끝에 얻은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이 뮤지컬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벤허와 메셀라가 벌이는 전차 경주 장면이다
. 왕 연출은 빠르게 움직이는 경주장 영상을 배경으로 두 배우를 태운 마차 세
트를 무대 위에서 회전시켰다. 로보틱스와 생물학 전문가에게 자문해 말이 살아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움직임을 연출했다. 영상과 세트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
루고 여기에 비장한 음악이 곁들여지니 영화 못지않은 속도감이 살아났다.

‘액션 뮤지컬’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액션 영화’
에서처럼 이 작품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해상 전투와 전차 경주 장면 외
에도 16명의 배우가 로마 깃발을 들고 군무하는 장면, 서커스하듯이 불이 붙은
소품을 들고 춤추는 장면 등이 눈길을 붙잡는다. 5만~14만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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