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언론사별 뉴스

[송년에 짚는 신년사] "노적성해" 우리은행, 티도 섞인 성과의 바다
프라임경제 | 2017-12-24 17:34:41

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 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프라임경제] "한방울 한방울의 이슬이 모여서 큰 물줄기가 되고 결국은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라는 말처럼, 전 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그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모여서 최고의 성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지난해 민영화를 기회로 삼아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포부의 말이다.

이광구 전 행장에 말처럼 우리은행의 2017년은 숙원 사업이었던 완전 민영화를 목전까지 끌어내고, 조직안정화와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해였지만, 채용비리 의혹으로 행장이 사퇴하는 등 씻지 못할 오점을 남긴 해로도 남았다.

우선 은행권의 어닝 서프라이즈 행렬은 우리은행이 상반기부터 주도했다고 평가받는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 1조3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했다. 이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익인 1조2613억원을 뛰어 넘는 실적이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이자이익은 4.2%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44.2% 대폭 성장했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8%로 전 분기(1.93%)보다 0.05% 개선됐다.

자산건전성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매분기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9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3%로 전 분기의 0.82%보다 낮아졌다. SPP조선, STX조선 등 조선 2사를 제외한 비율은 0.7%다. 연체율도 0.42%에서 0.38%로 개선됐다.

이 같은 실적은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 전 은행장의 2017년 신년 당부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그는 올해 경영목표를 '새로운 내일, 더 강한은행'으로 정하고 △고객기반 확대 △수익성 중심의 영업 체질 개선 △철저한 뒷문 잠그기 △5대 신성장동력 중심의 금융영토 확장 △영업문화 혁신 등을 5가지 경영전략으로 세운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과점주주에 대한 지분매각(절반의 민영화)을 시작으로 높은 수익성 개선과 중간배당 주당배당금(DPS) 100원이라는 매력적인 배당정책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완전 민영화와 지주사전환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중 기업공개(IPO)를 통해 은행과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8개 계열사 구조로 이뤄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결국 은행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행장 사퇴에 따라 우리은행이 추진하던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추가 매각과 지주사 전환 과제는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직원, VIP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을 추천받아 16명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우리은행의 인사 실무자 3명이 검찰에 체포,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채용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등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 도입에 노력하고 있다. 실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13일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미리 공개하기도 했다.

손 은행장이 공개한 원칙은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이다.

이런 가운데 채용비리라는 리스크로 이뤄진 수장 교체지만,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일대일 합병으로 이뤄진 우리은행의 고질적 문제였던 한일-상업 출신 계파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일 손 행장은 "제가 행장이 돼서 계파갈등이 없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출신 은행 문제, 학교 문제, 지역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로 생각해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계파갈등 해결 의지는 곧바로 실현됐다. 손 행장이 지난 22일 정식 취임 직후 임원 22명 중 17명을 교체하는 고강도 인사를 단행, 우리은행 내 계파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동수원칙'을 깼다는 데 주목받고 있다. 동수원칙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임원을 같은 수로 임명하는 것으로 그동안 우리은행 임원인사의 불문율처럼 여겨져왔다.

조직 안정화 외에도 새 행장 취임과 동시에 연말 인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만큼 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계열사 수익을 극대화도 기대되고 있다.

앞서 손 행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회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사진과 협의해 이를 진행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윤형 기자 lyh@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