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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한파까지..′날씨의 경제학′
파이낸셜뉴스 | 2018-01-24 16:17:05
'서베리아'라는 신조어가 있다. 서울과 시베리아를 합친 단어로, 시베리아 만큼 매서워진 서울의 올 겨울 기온을 빗댄 표현이다. '삼한사미'라는 말도 유행이다. 삼일은 춥고 사일은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날씨라는 뜻이다.

날씨가 급격히 춥거나 혹은 더울 경우 사람들은 외출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도 마찬가지다. 일정 부분의 소비 위축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반대로 계절적 특성 덕분에 방한용품이나 냉방용품은 불티나게 팔리기도 한다.

갑작스레 찾아온 이상기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정도일까.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5.9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았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강추위로, 서울·인천·경기 등을 포함,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경보가 발령됐다. 서울과 인천에서 한파경보가 내려진 건 2016년 1월 23일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체감온도 20도를 넘나드는 맹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추위가 닥치면 외출을 꺼리는 심리가 커진다. 1~2일 가량의 짧은 추위의 경우 소비 전반에 큰 영향은 없지만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어느정도의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음식·숙박·관광 등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겨울의류, 난방가전 등 방한용품 증가는 소비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소비)는 전월 대비 5.6% 상승했다. 평년보다 강해진 추위에 겨울용 의류의 선구매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반영됐다. 다만,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지난달 소비는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동절기 제품 수요가 지난 연말에 충분히 반영됐을 경우 1월 소비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비가) 날씨의 영향을 받는 부문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실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거나 지갑을 닫는 방향으로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건설업 등의 실적 악화와 겹쳐 일감이 줄어들면서 일용직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가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도 높다. 이상 한파에 장기간 노출되는 작물의 동해(冬害)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전월보다 0.1% 상승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전달 대비 6% 뛴 영향이다. 딸기 가격은 114.1% 급등했고, 호박도 64.7% 상승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 기습추위가 물가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한파로 인한 농산물 작황 부진 여부를 점검했다. 그 결과 현재 수확되는 작물이 대추, 무 정도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기재부는 비닐하우스 재배 농가의 경우도 작물에 영향을 줄 만큼 눈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는 뿌연 미세먼지 역시 소비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박사·인하대 서현덕 교수·홍익대 유종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본지 2017년 5월 2일자 기사 참조) 미세먼지(PM10) 수치가 80㎍/㎥를 초과하는 '나쁨' 상태를 나타내는 날이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대형소매 부문 판매가 0.1%씩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북구의 경우 1월1~24일 중 이 기준에 해당되는 날이 총 7일에 달했다.

유종민 교수는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크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소비를 미루는 경향을 보이지만 빈도가 높아질수록 아예 소비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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