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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회계 부정 논란…누가 맞나]1.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쟁점은?
SBSCNBC | 2018-05-19 10:16:41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다음 달 금융위가 최종 판단을 할 예정입니다.

앞서 17일 열린 금융위 감리위원회에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이번 논란의 쟁점은 뭔지부터 살펴보죠.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선경 기자가 금감원과 시민단체 측 입장을, 황인표 기자가 삼성 측 입장을 정리하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어떤 회사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죠.

▷<황인표 / 기자>
지난 2010년 5월, 경영 복귀 선언을 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5대 신사업' 육성안을 내놨는데요.

태양광과 LED, 전기차 전지, 그리고 의료기기와 바이오 제약이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매출 50조원, 고용 4만5000명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이중 태양광과 LED는 중간에 사업을 접었고 자동차 전지와 의료기기, 바이오 제약만 남은 상황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진 바이오 제약회사가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입니다.

2011년 만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공장이고 2012년에 미국 바이오기업인 바이오젠과 합작해 만든 바이오에피스는 연구소입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바이오 상장과 관련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고 미국과 유럽의 거대제약사 대표들을 만나 기술제휴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사실 삼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에 주목했고, 그것이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였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떻게 해서 분식회계 혐의를 받게 됐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황인표 / 기자>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합작사인 미국의 바이오젠이 15%의 지분을 투자하는데요.

이와 별도로 콜옵션, 즉 바이오젠이 나중에 에피스의 주식을 더 가져갈 수 있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미국 바이오젠 입장에서 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경우 지분을 더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 있으니 이런 조건을 단 겁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7월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향서를 보냈는데요.

그러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였던 에피스가 관계회사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015년 12월에 미리 회계기준을 바꿨습니다.

에피스는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법인에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는데요.

자회사 때는 장부가격 30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정하지만 관계회사일 때는 시장가격인 4조 8천억원으로 바뀐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이 가격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바이오로직스는 순이익 1조9천억 원의 흑자로 돌아서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바이오로직스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도 늘어나면서 2016년 11월 국내 상장과 삼성물산과의 합병 사후 합리화 등을 위해 분식회계를 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죠.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처음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금감원이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했다가 이번엔 분식회계라며 잠정 결론을 낸 것이 정치논리에 휘둘린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하는지부터 양측 의견을 들어 볼까요?

먼저 삼성 측 할 말이 많죠?

▷<황인표 /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금감원이 1년이나 감리를 진행하면서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앞서 이 문제가 국회에서 불거졌을 때 진웅섭 전 금감원장이 나와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해놓곤 이제 와서 “문제가 있다” 고 지적하는 등 입장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진 전 원장의 말부터  들어보시죠.

[ 웅섭 / 전 금융감독원장 : 공정가치평가위에서 여러 외부 평가기관이 유사한 평가 결과를 가지고 왔고, 또 2015년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비상장회사였기 때문에 감리를 해서 별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고 난 뒤 박근혜 전 정부에 뇌물을 준 삼성이 미움을 사서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던 것처럼 조사를 받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금감원이 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해놓고 정권이 바뀌면서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데, 금감원 입장은 뭔가요?

▷<김선경 / 기자>
금감원은 이런 주장이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착수 시점이 대통령 선거 전인 작년 4월인데다 과거 판단을 뒤집은 적도 없다는 설명입니다.

작년 2월 당시 금감원장이 문제가 없다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상장 법인이라서 금감원 소관이 아닌데, 당시 여러 외부 평가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걸 설명한 거라는 겁니다.

또 감리는 구체적인 혐의가 나와야 가능한데 위원들이 계속 관련 질의를 하니 유관기관과 협의해보겠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는 상장 전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감리를 한 차례 받았지만 당시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2월, 참여연대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분식회계와 상장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별감리를 요청해 특별감리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렇게 사전통지까지 하게 된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앞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삼성바이오 측은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 가치를 장부가격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꾼 것이 지배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이 부분도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먼저 삼성 측...왜 지배력이 약해질 것을 예상해 회계를 변경했다는건가요?

▶<신현상 / 진행자>
앞서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를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형태로 만들 당시, 계약조건에 콜옵션, 즉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했죠.

바이오젠이 원할 경우 바이오에피스 지분 50%에서 1주를 뺀, 그러니까 49.9%까지 사들일 수 있는 조항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하반기가 돼서 에피스가 복제약 판매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니까 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바이오젠은  2015년 7월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향서를 바이오로직스 측에 보내기도 했고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바이오에피스는 더 이상 자회사가 아니라 일부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관계회사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판단이었습니다.

실제 콜옵션이 행사되진 않았지만 만약 행사됐다면 회계원칙상 장부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으로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판단하게 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삼성바이오의 주장과 달리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 없었다면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금감원이 삼성 측 논리를 뒤집을 스모킹 건(핵심증거)가 있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그 결정적인 증거라는 게 뭔가요?

▷<김선경 / 기자>
네. 한 언론이 공개한 특별 감리에 참석한 금감원 관계자 말에 따르면요.

2015년 당시 합작사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삼성 바이오측이 먼저 콜옵션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바이오젠 측이 그 대가로 복제약의 유럽 외 판권을 요구하자 삼성 바이오가 거부했고 바이오젠 측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겁니다.

삼성바이오 측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늘릴 경우,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어 회계 기준을 바꿨다는 논리를 뒤집는 것이죠.

그러면서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걸 알면서 고의로  회계기준을 바꿔서 국내에 상장한 것… 분식회계가 맞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 스모킹건 내용은 뒤에서 다시 한번 짚어보겠는데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결정적인 한방일 수 있겠네요?

또, 금감원은 삼성이 중요한 이유로 꼽은 콜옵션 조항을 공시에 밝히지 않은 것도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고요?

▷<김선경 / 기자>
네.

삼성바이오 측이 중요한 경영 변수로 봤다는 콜옵션은 2013년까지 감사보고서에 등장하지도 않았다고 금감원은 지적합니다.

2014년에는 주주간 약정만 간단히 공개했을 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콜옵션의 조건 등 자세한 설명은 2016년에야 나왔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결국 금감원은 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겨냥해 가치를 부풀렸다는 건데, 이런 의혹에 대한 삼성바이오 측 주장은 뭔가요?

▷<황인표 / 기자>
상장 여부에 상관없이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지분 가치를 평가했다는 입장입니다.

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한국, 그리고 2016년 유럽 등 두 곳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승인 받아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갔다는 게 삼성 측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회계처리를 어떻게 할지 여러 회계 법인에 문의했고 문의 결과 현금흐름할인법, 즉 미래에 돈을 얼마나 벌지에 따라 현재 기업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통해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게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계법인이 추정한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5조 2726억 원으로 나오게 됩니다.

[심병화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 삼정회계법인과 기타 회계법인들의 의견을 받았고 그 의견에 따라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 연결 자회사에서 관계회사 지분법 자회사로 회계처리 변경하게 됐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자, 그럼 반대로 이런 삼성바이오 측 주장에 대해 금감원이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고 보는 이유는 뭔가요?

▷<김선경 / 기자>
당시 바이오에피스는 매출 239억 , 순손실 1666억원인 회사가 5조 2726억으로 평가 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는데 삼성바이오 측의 해명에 대해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 측정이 2015~2016년이 아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인 2015년 초 측정됐다고 반박했습니다.

즉 “복제약 판매 허가가 난 게 2015년 10월인데 그 전에 기업 가치를 측정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 측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는 거죠.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는 그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평가할 기관이 마땅치 않아 제일모직 합병 때 자료를 인용했다고 했는데, 비상장사 가치 추정이 어렵다면 원가처리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삼성바이오 측이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던 곳이 참여연대이죠.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려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주장이 또 다른 쟁점인데요.

감리위를 앞두고 참여연대가 또 다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죠?

왜 그런가요?

▷<김선경 / 기자>
네, 참여연대의 주장에 대해 그동안 삼성바이오 측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 후에 상장이 이뤄졌기 때문에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는데요.

이런 삼성 측 주장에 대해 참여연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비율이 결정되기 전인
2015년 5월, 대형 회계법인들이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렸다며 재반박에 나선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회계법인들이 얼마나 과대평가를 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건가요?

▷<김선경 / 기자>
참여연대가 공개한 문건을 보면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뢰를 받은 안진과 삼정 두 대형 회계법인은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가 모두 8조 5천억 원이 넘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의 의뢰를 받은 국제기관 ISS는 1조 5천억원 정도로 적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상승하면서 지분 46%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도 상승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도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주장입니다.

[홍순탁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회계사 : 두 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평가하지 않았다면, 주가에 따라 산정된 1대 0.35의 합병비율이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게 됩니다.]

이후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2015년 12월 자회사였던 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해 적자기업을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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