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동선언, 남북 경협 ‘물꼬’ 틀까] 1. 재벌 총수 ‘평양행’ 논란, 왜?
SBSCNBC | 2018-09-22 09:08:34
SBSCNBC | 2018-09-22 09:08:34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옥의 티라면 동행한 재벌총수들의 들러리 논란입니다.
특히, 국정농단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그 중심에 섰습니다.
논란의 배경과 재벌총수들의 평양행이 갖는 의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김영교 기자, 먼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과거 故(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인데요.
당시에도 재벌총수들이 동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번 재계 특별수행단을 두고 ‘들러리’ 논란이 이는 이유는 뭔가요?
▷<김영교 / 기자>
미국이 남북 경제협력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재계 인사들이 북한을 간다하더라도 '참석이라는 의미 외에,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경제계 인사 규모는 지난 2007년 당시 17명과 동일했습니다.
특히, 재계 맏형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서 전문경영인이 아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의미를 더하기도 했고요.
여기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나서, 관련 논란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임종석 / 대통령 비서실장 : 평화가 경제다, 정상회담 때마다 대기업 대표들이 방북하게 됐던 것이고요.]
방북 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자 청와대가 해명을 했죠.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 지금 당장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 걸로 봐 달라.]
하지만 미국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다보니 '들러리' 논란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처음 이재용 부회장이 특별수행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부터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어요?
▷<김영교 / 기자>
네,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죄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죠.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평양행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입니다.
[전성인 /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줄 것이냐는 이상한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고.]
이런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방북 수행단에 이 부회장이 포함된 것과 재판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임종석 / 대통령 비서실장 : 저는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일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런 논란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 방북을 북측이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청와대가 부인을 하면서 또 다시 논란이 일었어요?
▷<김영교 /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방북이 북측이 요청해서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 18일 정부가 부인을 했습니다.
방북단 결정은 어디까지나 우리 정부에서 결정했다는 것이었는데요.
윤영찬 수석의 말, 들어보시죠.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 경제인들의 방북과 관련해서 북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제가 본 적이 있는데, 사실은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3시 반 쯤, 북한 측에서 남한 정부 브리핑을 반박하는 뉘앙스의 말이 나왔습니다.
[황호영 /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 (남측을 통해) 꼭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예, 예.]
그러자 청와대가 지난 19일 다시 '우리 정부 결정'이라고 반박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던 겁니다.
이를 두고 북한 측이 의도를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실수인지는 명확하지 않고요.
사소한 오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풀리기 전이라 남북경협에 대한 곱잖은 시선이 많은 상황이다보니, 남북 양측이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한쪽의 말은 사실이 아닐 텐데요.
이렇게 청와대가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을 두고 북한 요청설을 극구 부인하는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영교 / 기자>
이재용 부회장은 남한 기업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회사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만큼, 남북경협 차원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모를리 없는 북한으로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방북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내심 반가웠을 겁니다.
우리 측에서도 이 부회장이 움직였다는 것은 '남북경협에 대해 우리가 이렇게 의지가 있다'라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은 매우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극단적으로 남북문제 관련국들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움직였다고 여겨질 경우, 그간의 성과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는 사전에 미리미리 차단하려고 했다고 분석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삼성그룹 총수로는 첫 방북인데 북한 대외경제통인 리용남 내각부총리와의 만남, 분위기 어땠나요?
▷<김영교 / 기자>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북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실세인데요.
리 부총리는 마치 국정농단 재판을 알고 있다는 듯 이 부회장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명한 인물이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도 소감을 밝혔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 마음의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경험하고 뵙고 하니까 (사라졌습니다.) 최신식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건물 표어가 삼성의 경영 철학과 같다고 강조하자, 리 부총리도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리용남 / 북한 내각부총리 : 우리가 진짜 손을 잡고 지혜와 힘을 합쳐 나간다면 얼마든지 경제협력 사업에서 큰 성과를 이뤄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분위기는 좋았던 모양인데요.
다른 재계 인사들도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죠?
▷<김영교 / 기자>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방북인 SK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달라진 평양 거리 풍경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사실상 대외 행사로는 데뷔 무대였는데요.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말을 아꼈고요.
부군 정몽헌 회장 추모식에 참가한 지 47일 만에 다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현정은 / 현대그룹 회장 : 요즘 남북관계 잘 되고, 북미 정상회담도 잘 돼서 빨리 금강산도 풀리고.]
하지만 대부분 대북제재조치를 의식해 말을 아끼고 북측의 이야기를 듣는 분위기였는데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로 귀환한 후 “북한을 한번 가서 우리 눈으로 본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 판단에는 (남북경협은) 아직 너무나도 이른 단계”라며 방북 소감을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옥의 티라면 동행한 재벌총수들의 들러리 논란입니다.
특히, 국정농단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그 중심에 섰습니다.
논란의 배경과 재벌총수들의 평양행이 갖는 의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김영교 기자, 먼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과거 故(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인데요.
당시에도 재벌총수들이 동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번 재계 특별수행단을 두고 ‘들러리’ 논란이 이는 이유는 뭔가요?
▷<김영교 / 기자>
미국이 남북 경제협력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재계 인사들이 북한을 간다하더라도 '참석이라는 의미 외에,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경제계 인사 규모는 지난 2007년 당시 17명과 동일했습니다.
특히, 재계 맏형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서 전문경영인이 아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의미를 더하기도 했고요.
여기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나서, 관련 논란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임종석 / 대통령 비서실장 : 평화가 경제다, 정상회담 때마다 대기업 대표들이 방북하게 됐던 것이고요.]
방북 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자 청와대가 해명을 했죠.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 지금 당장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 걸로 봐 달라.]
하지만 미국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다보니 '들러리' 논란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처음 이재용 부회장이 특별수행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부터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어요?
▷<김영교 / 기자>
네,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죄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죠.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평양행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입니다.
[전성인 /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줄 것이냐는 이상한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고.]
이런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방북 수행단에 이 부회장이 포함된 것과 재판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임종석 / 대통령 비서실장 : 저는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일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런 논란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 방북을 북측이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청와대가 부인을 하면서 또 다시 논란이 일었어요?
▷<김영교 /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방북이 북측이 요청해서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 18일 정부가 부인을 했습니다.
방북단 결정은 어디까지나 우리 정부에서 결정했다는 것이었는데요.
윤영찬 수석의 말, 들어보시죠.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 경제인들의 방북과 관련해서 북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제가 본 적이 있는데, 사실은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3시 반 쯤, 북한 측에서 남한 정부 브리핑을 반박하는 뉘앙스의 말이 나왔습니다.
[황호영 /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 (남측을 통해) 꼭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예, 예.]
그러자 청와대가 지난 19일 다시 '우리 정부 결정'이라고 반박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던 겁니다.
이를 두고 북한 측이 의도를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실수인지는 명확하지 않고요.
사소한 오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풀리기 전이라 남북경협에 대한 곱잖은 시선이 많은 상황이다보니, 남북 양측이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한쪽의 말은 사실이 아닐 텐데요.
이렇게 청와대가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을 두고 북한 요청설을 극구 부인하는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영교 / 기자>
이재용 부회장은 남한 기업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회사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만큼, 남북경협 차원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모를리 없는 북한으로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방북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내심 반가웠을 겁니다.
우리 측에서도 이 부회장이 움직였다는 것은 '남북경협에 대해 우리가 이렇게 의지가 있다'라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은 매우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극단적으로 남북문제 관련국들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움직였다고 여겨질 경우, 그간의 성과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는 사전에 미리미리 차단하려고 했다고 분석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삼성그룹 총수로는 첫 방북인데 북한 대외경제통인 리용남 내각부총리와의 만남, 분위기 어땠나요?
▷<김영교 / 기자>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북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실세인데요.
리 부총리는 마치 국정농단 재판을 알고 있다는 듯 이 부회장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명한 인물이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도 소감을 밝혔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 마음의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경험하고 뵙고 하니까 (사라졌습니다.) 최신식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건물 표어가 삼성의 경영 철학과 같다고 강조하자, 리 부총리도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리용남 / 북한 내각부총리 : 우리가 진짜 손을 잡고 지혜와 힘을 합쳐 나간다면 얼마든지 경제협력 사업에서 큰 성과를 이뤄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분위기는 좋았던 모양인데요.
다른 재계 인사들도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죠?
▷<김영교 / 기자>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방북인 SK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달라진 평양 거리 풍경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사실상 대외 행사로는 데뷔 무대였는데요.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말을 아꼈고요.
부군 정몽헌 회장 추모식에 참가한 지 47일 만에 다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현정은 / 현대그룹 회장 : 요즘 남북관계 잘 되고, 북미 정상회담도 잘 돼서 빨리 금강산도 풀리고.]
하지만 대부분 대북제재조치를 의식해 말을 아끼고 북측의 이야기를 듣는 분위기였는데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로 귀환한 후 “북한을 한번 가서 우리 눈으로 본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 판단에는 (남북경협은) 아직 너무나도 이른 단계”라며 방북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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