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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탭댄스 리듬에 심쿵…흥 넘쳤죠"…박혜수 "전쟁의 아픔, 춤으로 위로해요"
한국경제 | 2018-12-14 18:23:06
[ 김지원 기자 ] ‘스윙키즈’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거
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새로 부임한 미국인 소장이 탭댄스단 결
성을 지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국적, 언어, 이념은 물론 춤 실력도 제각각
인 오합지졸 탭댄스단의 이름은 ‘스윙키즈’. 북한군 로기수, 통역
사 양판래, 민간인 강병삼, 중공군 샤오팡, 댄스단 책임자인 미군 잭슨이 댄스
단에 합류한다. 배우 도경수는 수용소의 말썽꾸러기 로기수를 연기했다. 점점
탭댄스의 재미를 알아가는 통역사 양판래 역은 박혜수가 맡았다. 영화 개봉(오
는 19일)을 앞두고 두 배우를 만났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서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영화를 볼 때도 경쾌한
탭 소리에 저절로 심장이 뛰더라고요. 스태프까지도 흥이 올랐죠. 카메라 감독
님은 카메라를 든 채 리듬을 타더라고요. 하하.”

배우 도경수는 유쾌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극 중 기수는 ‘미제 춤&
rsquo;이라며 탭댄스를 애써 외면하지만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든다. 빨래 방망이
소리, 도마 위 칼질 소리, 심지어 코 고는 소리까지 탭 소리로 들릴 정도다.

“가수로 활동하며 춤을 춰왔지만 탭댄스는 처음이었어요. 몸치가 따로 없
었죠. 탭댄스는 마치 발로 하는 드럼 같아요. 촬영 중에도 계속 연습했더니 이
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발을 구를 만큼 습관이 됐습니다.&rd
quo;

극 중 기수는 북한군 수용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춤에 대한 그의 열망
은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의 이념 대립과 전쟁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도경수
는 “그런 기수의 갈등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웠다”며 &ldqu
o;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기수의 억눌렸던 춤에 대
한 열망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룹 엑소의 메인 보컬인 도경수는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정평이 난 스
타다. 연기력 논란도 그에게는 예외다. 가정폭력 피해자(드라마 ‘괜찮아
, 사랑이야’), 사이코패스 살인마(드라마 ‘너를 기억해’),
관심병사(영화 ‘신과함께’) 등 쉽지 않은 캐릭터들을 척척 소화해
냈다. 최근에는 로맨틱 코미디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면모까지 보여주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노래와 연기, 어느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할 순 없어요. 제게 연기는 절대
놓지 못할 끈입니다. 캐릭터를 통해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알게 되고
새로운 걸 경험하면서 느끼는 쾌감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평생 연기하
지 않을까요.”

“뭔가 결핍돼 있고 허점이 있는 인물들을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게 우리
영화의 매력 포인트예요. 감독님은 이 영화의 악역이 전쟁과 이념이라고 하셨어
요. 춤을 추며 행복해하는 사람들과 비극적 상황의 대비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니 더 와닿더라고요.”

‘스윙키즈’의 판래는 전쟁통에 판자촌 같은 임시 거처에 살면서 가
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소녀가장이다. 공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수용소에서 치
마가 봉긋한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에는 핑크색 리본 장식을 단 채 신나게
발을 구른다. 그 모습이 마치 살아서 춤을 추는 팝아트 그림 같다. 박혜수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게 판래의 상황을 표현하는
데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판래가 1931년생인데 저희 외할머니가 1932년생이라 당시 모습에 대해
여쭤봤어요. 외할머니 기억의 조각을 판래의 것으로 만들어봤죠. 의상도 신경
썼습니다. 콘셉트 회의를 할 때부터 배우들도 아이디어를 함께 냈어요. &rdquo
;

극 중 판래는 어깨너머로 탭댄스를 익히다가 춤을 사랑하는 진짜 탭댄스 단원으
로 거듭난다. 박혜수는 “원래는 춤과 거리가 먼 사람인데 대역 없이 탭댄
스 장면을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웃었다.

“마음만은 ‘비욘세’였는데 처음 안무 수업을 받던 날, 선생
님의 절망적인 표정을 잊을 수 없네요. 그런데 4개월째 접어드니 정해진 안무를
따라 하기도 급급하던 제가 선생님과 프리스타일로 탭댄스를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습니다.”

박혜수는 데이비드 보위의 ‘모던러브’를 배경음악으로 판래가 춤추
는 장면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그는 “소녀가장으로서 희생하는 판래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춤에 대한 욕심과 열망을 처음으로 표출하기 때문&rdquo
;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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