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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한진을 겨냥했나] 2. 칼 빼든 주주들, 한진家 경영권 ‘흔들?’
SBSCNBC | 2019-01-19 09:01:41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국민연금과 강성부 펀드가 한진 일가를 향해 칼을 빼든 것은 한진 사주일가의 갑질, 독단 경영이 부른 폐해 때문입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전횡과 한진 일가의 경영권은 어떻게 될지 전망을 좀 해보겠습니다.

국민연금과 강성부 펀드가 동시에 한진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두 대주주들이 최대 주주인 조양호 일가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황인표 / 기자>
안 그래도 지난 16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요. 

박 장관은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와 연대하기 어렵다.”며 “의견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독립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외부, 그것도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친 겁니다.

강성부 펀드는 국민연금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둘 다 경영권 견제가 목적이고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일탈 행위로 회사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는 만큼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선임 반대 등 비슷한 요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주주들의 경영권 개입 빌미를 제공한 총수 일가의 갑질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막내딸 조현민의 물컵 갑질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모친 이명희 여사의 폭언과 폭행은 재판에 넘겨졌는데 세 모녀가 바짝 긴장하는 게 밀수혐의가 아닐까 싶어요?

▷<황인표 / 기자>
네, 지난해 12월 관세청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는데요.

세 모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5000만원 상당의 해외명품과 생활용품을 밀수입하고 2013년 1월부터 2017년까지 가구 등 5억 7천만 원 상당을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허위신고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무거운 벌금형과 함께 실형이 예상되는데요.

변호사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 강신업 / 변호사 : 적어도 관세포탈죄로는 무기징역 내지는 5년 이상의 징역도 가능하고 밀수죄도 5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형이 예상됩니다. ]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조양호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들인가요?

▷<안지혜 / 기자>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0월 중순, 조양호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사기와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는데요.

조 회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에서 항공기 장비 등을 구입하면서 부당 중개 수수료 20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고요.

또 조현아·원태·현민 세 자녀가 소유한 계열사 정석기업의 주식을 정석기업이 비싸게 사도록해 41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네 가지 배임.횡령 혐의로 조 회장이 가로챈 부당 이득은 274억 원에 달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다시 국민연금과 강성부 펀드가 나선 배경을 짚어보죠.

사실 국민연금의 경우 자발적이라기보다 대한한공의 2대 주주로서 사주 일가의 횡포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느냐는 비난 때문에 나섰다고 봐야죠?

▷<안지혜 / 기자>
맞습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과 비리 폭로가 봇물을 이루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 퇴진 운동이 거셌었죠.

주축이 된 건 대한항공 직원들과 참여연대, 소액주주들 이었는데요.

하지만,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나서야만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적극 검토하게 된 겁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첫 주주권 행사 여부를 논의하는 현장에서도 이런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박창진 / 대한항공 전 사무장 : 우리 사회에 그 좋은 힘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 그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신현상 / 진행자>
강성부 펀드는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은 국내 기업들 중에 왜 한진의 경영권을 겨냥했을까요?

▷<안지혜 / 기자>
우선 대외적인 명분이 확실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KCGI가 사회적 책임펀드를 내세우고 있는데, 한진만큼 오너의 독단과 일탈로 주주가치가 훼손된 기업이 없다고 판단한 거죠.

아울러 앞서 설명 드린 대로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도 취약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지분율만 확보하면 충분히 싸워볼 수만 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권 압박에 나선 후 한진그룹의 경영 개선에 목이 말랐던 자금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앞으로 강성부 펀드 측은 어떻게 경영에 개입을 하겠다는 건가요?

▷<안지혜 / 기자>
네, 강성부 대표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했는데 인터뷰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을 계획은 없다는 점은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타협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조양호 회장 측에 구체적인 경영 개선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한진 측이 협조를 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와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강성부 펀드 등이 협공을 펼칠 경우 한진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도 궁금하네요?

▷<황인표 / 기자>
한진그룹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부적절한 개입이니 그만둬라"는 주장을 할 수도 있는데 2대 주주와 3대 주주를 상대로 하기도 어렵고 회장 일가에 대한 여론도 워낙 안 좋기 때문이죠. 

그동안 조 회장 일가는 땅콩 회항을 시작으로 막내딸의 물컵 갑질에 이어 외국인 가사 도우미 불법고용, 운전기사 폭언.폭행 등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국민연금 등 주주들이 행동에 나선 것도 조양호 회장 일가가 자초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국내 사모펀드가 재벌 기업의 경영권을 압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황 기자, 이런 사모펀드가 특정 기업의 경영권을 압박하는 것, 어떻게 봐야 할까요?

▷<황인표 / 기자>
경영권 견제를 통해 기업을 건강하게 만들 수도 있고 펀드 역시 주주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무리한 배당요구 등 수익만 바라보다가 기업 건전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옛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순익의 절반 가까이를 배당받은 뒤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연속성에는 관심이 없고 배당과 매각이익만 생각한 거죠
  
행동주의 펀드라도 펀드의 속성상 결국은 수익 극대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무리한 배당 등을 요구할 경우 대한항공 경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기업의 오너리스크를 핑계로 해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기업이 가진 돈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사용하게 만들어서 주가가 반짝 뜨게 만들고, 빠져 버리는 식으로 하면 그 기업은 결국 나중에 가서 안 좋은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우려스럽죠.) ]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한편에서는 토종주의 펀드와 달리 국민들이 참여해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요?

▷<안지혜 / 기자>
맞습니다. 한진그룹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소리는 행동주의 펀드에서 소액주주 운동으로도 번지고 있는데요.

한진칼 주식 1인 1주 갖기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재벌개혁은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시민 동참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한진칼 전체 지분의 1.7%를 차지하는 투자금 1억 원 이상의 소액주주들과도 손을 잡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0% 이상의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해 3월 주주총회에서 한진그룹의 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입니다.

[ 유창열 / 시민의 날개 위원장 : 결국은 재벌이나 상장회사들의 투자 촉진이 일어나야만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거고 그게 결국은 한국 경제의 기초를 탄탄히 하는 계기가 되어야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시민들은 보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감시 운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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