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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보다 리츠]②"움찔"했지만 매력 여전…투자포인트?
비즈니스워치 | 2019-03-18 17:12:01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jhwon@bizwatch.co.kr,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2001년 11월. 싱가포르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 리츠가 시총 5억싱가포르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4200억원)로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이후 7개월 후인 2002년 6월 상장규모를 애초 목표의 절반가량인 2억3000만달러 수준으로 줄였고 이 공모 물량의 상당 비중을 앵커(Anchor·핵심) 투자자가 인수하면서 상장에 성공했다. 이 리츠가 싱가포르 상장리츠 1호다.



국내 최대규모의 상장리츠 출현으로 관심을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 상장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계기로 우리나라 상장리츠가 한단계 도약할 것이란 기대가 컸던 상황이어서 아쉬움 또한 크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 실패를 국내 상장 리츠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규모 측면의 성숙도가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 때문에 앞서 싱가포르 CMT의 사례처럼 홈플러스 리츠 역시 자산을 쪼개고 앵커투자자를 유치해 재추진할 가능성에 조심스레 기대를 걸고 있다.



상장리츠가 주는 매력 또한 유효하다. 개인들의 부동산투자가 아파트 등의 주택시장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들어 주택투자 혹은 갭투자에 더욱 많은 비용(대출+세금)이 들고 각종 규제로도 막혀 있다. 반면 중위험의 중수익을 보장하는 상장리츠는 개인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에 앞서 대형 상장리츠의 저변이 확대돼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시급하다.





◇ 홈플러스리츠 규모 줄여 재추진 가능성…싱가포르 유사 사례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취소 배경으로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주된 이유로는 규모가 너무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으로 약 2조4000억원에 이르고, 공모 규모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지난 2001년 국내 제도 도입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리츠 선진국인 일본(평균시총 약 2조2000억원), 싱가포르(약 1조9000억원)와 견줄 수 있는 정도의 대형 리츠다. 반면 국내 리츠의 평균 자본금은 약 910억원에 불과하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모규모가 국내 리츠시장이나 투자시장 여건을 고려했을 때 결과적으론 소화하기 힘든 규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리츠 상품은 아직은 신상품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투자시장에선 꺼릴 수밖에 없다"며 "싱가포르의 CMT 사례에 비춰보면 초기 시장에선 적정한 공모 규모와 앵커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리츠 6개 분산투자때 한달에 한번 배당…잘하면 '월세효과'



홈플러스 리츠 상장 취소 여파로 시장에선 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상장 리츠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주는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들어 부동산 직접투자 혹은 갭투자는 각종 규제에 이어 주택 공시가격 인상 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까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처럼 전셋값이 하락하고 대출까지 막힌 상황에선 갭투자의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 반면 리츠는 소액투자로도 연 6~7%의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오피스텔 실거래가(2019년 1,2월 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임대수익률인 4.23%보다 높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 알파위탁관리리츠(이하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향후 10년 운영수익률을 약 연 6%로 예상, 매각 이익을 포함하면 9%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리츠코크렙리츠는 향후 5년 운영수익률을 약 연 7.3%, 10년 연7.6%로 내다봤다. 애초 홈플러스리츠도 사업기간 12년을 가정했을 때 연환산 배당률을 약 7.6%로 예상한바 있다.



리츠는 6개월마다 배당이 이뤄진다. 아직은 이상적(?)인 재테크 수단이긴 하지만 가령 신한알파리츠(3월, 9월)나 이리츠코크렙리츠(6월, 12월) 등과 같이 안정적 배당이 이뤄지는 리츠 6개에 분산투자하는 경우 매월 배당을 받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지난해 상장해 안정적인 배당이 이뤄지는 이들 두곳에만 분산투자해도 3개월 단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상품 여러 개에 분산투자하거나 이와 같은 상품을 묶은 파생상품(부동산펀드)이 나오면 월세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어진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먼 얘기다. 성공적인 상장리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활성화되는 것이 우선이다)



◇ 핵심은 '부동산'…임대수익 천차만별



리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리츠가 어떤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있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운영자뿐 아니라 임차인 역시 투자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홈플러스리츠 상장의 실패원인으로 해당 리츠의 자산인 홈플러스 매장과 임차인인 홈플러스의 업황(매출) 부진 등이 지목된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의 경우 대형 쇼핑센터나 도심 내 랜드마크 오피스빌딩 등 좋은 자산들을 편입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CMT는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래플스시티'를 주요 자산으로 하고 있다. 선텍리츠 역시 싱가포르의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선텍시티와 마리나베이 금융타워1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 6개 중에서는 지난해 상장한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이 연간 200억원 이상(2018년 투자보고서 기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매장 가운데 매출이 상위권인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했다. 이는 홈플러스리츠가 홈플러스 매장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임대수익(186억~190억)보다 많다.



반면 2010년대 초반 상장한 리츠는 자산 규모 뿐 아니라 임대료 수익도 빈약하다.



조만 교수는 "부동산의 입지와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인지를 따져봐야 하고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시장"이라며 "여러지역의 다양한 부동산이 모여 있으면 리스크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오피스시장의 공실률이 높아지는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오피스 공급이 늘면서 2018년 공실률이 증가했지만 2019년부터 오피스 공급 속도가 둔화하면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오피스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며 "한국의 리츠 성장 초기에 유망한 상품은 오피스리츠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리츠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단순히 배당수익률 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가격 상승 가능성, 자산매입이나 교체 같은 리츠의 적극적인 성장전략 등도 확인해 볼 수 있는 투자포인트"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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