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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터닝포인트]③위기를 기회로 만들라
비즈니스워치 | 2020-04-03 09:00:01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윤도진 기자 spoon504@bizwatch.co.kr, 나원식 기자 setisoul@bizwatch.co.kr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기로에 놓였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까지 거론된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기업활동의 전과정이 예측 불허다. 기업들은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그 이후 맞을 경제 생태계 변화 대응책 모색에 더 여념이 없다. 각계의 코로나 대응 현황을 짚어보고 팬데믹 해소 이후 각 기업과 산업의 진화방향을 다각도로 점검한다.[편집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5세대 이동통신(5G)·스마트폰·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도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들 분야는 지난해만 해도 장기 호황이 예상된 까닭에 시장의 혼선이 더욱 크다.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이 시야를 흐리게 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것과 맞물려 긍정적 신호도 감지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일종의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가 ICT 산업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기대감을 낳는 대목이다.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기…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은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한 지난 2월 기록적인 낙폭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920만대)보다 38%나 급감했다.



2월이 바닥일까. SA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예상보다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도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13억3980만대 출하에 그치며 전년보다 2.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의 공급 차질은 물론이고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까닭에 소비심리 회복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새로운 이동통신 인프라 5G와 함께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 분야여서 실망이 더욱 크다. 에릭슨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를 기점으로 5G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2025년에는 전체 모바일 가입자 중 29%에 달하는 약 26억명이 5G를 쓸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화웨이·애플 등 최대 경쟁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판매량은 585만대로 전년동기대비 55%나 급감했다. 애플도 같은 기간 61% 줄어든 49만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22%를 차지한 삼성전자였는데, 이는 2018년 말 18% 대비 4%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애플의 점유율은 17%에서 14%로, 화웨이는 15%에서 13%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1% 안팎인 까닭에 피해가 적었고, 베트남과 인도 공장도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인도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증설 투자를 진행한 인도 노이다 공장을 잠정 폐쇄하기도 했다. 삼성은 노이다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1억20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 경쟁적 투자 예고된 5G



5G·스마트폰 시장은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5G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해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2020~2025년 글로벌 사업자 설비투자(CAPEX) 규모인 1조1000억달러 중 80%가 5G 관련인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5G 타이틀을 붙여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 드론 등 온갖 사물이 연결되는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국가 단위의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5G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코로나 후 전형적인 'U'자 반등도 가능하다.



우리 정부도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5G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올해 상반기 2조7000억원 규모의 5G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50% 확대해 4조원 규모의 조기 투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역시 '5G 이니셔티브'를 공개하며 과감한 지원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농촌지역에도 5G 인프라를 보급하기 위해 작년 말 9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5G 보조금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아울러 미국 애플이 올 가을 아이폰 신작을 5G로 내놓으면서 시장에 활기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견제를 받는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공장을 프랑스에 설립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던 2월에도 중앙정치국회의에서 5G 관련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GSMA는 지난달 중국 정부와 민간 영역의 과감한 투자로 중국이 5G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일본은 '5G 올림픽'이 될 것으로 관측된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5G 상용화는 지난달부터 지속 추진하고 있다.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통신사들도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1조6000억엔 규모의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 반도체는 코로나19에 호황?



5G·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는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을 지난해 12월 발표 당시 4707억달러보다 108억달러 줄인 4599억달러로 수정한 바 있다.



그러나 5G와 마찬가지로 회복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의 소비심리는 위축된 것이 사실이나 원격·재택근무 및 수업 환경의 확산으로 새로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다. 실내 활동 증가와 함께 더욱 성장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게임도 영향을 주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이를 반영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가격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로 PC에 쓰는 DDR4(Double Data Rate 4) 8기가비트 D램 반도체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94달러로 지난 2월보다 2%가량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지난달보다 2.6% 정도 상승한 4.68달러였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새로운 서버 및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줌'은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주가가 폭등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줌의 다운로드 수는 200만건을 넘었다. 연초 주당 68.72달러에 불과했던 줌의 주가는 최근 164.94달러까지 치솟았다.



세계적 서버 수요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중국에서도 학교 수업이 인터넷 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22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조직해 약 2만4000대 과목을 무료로 개방중이다.



◇ '미래 주인공'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 산업의 주역이 될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로 유명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위성통신 관련 스타트업 '윈웹'은 최근 사업 매각과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이들은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 및 아마존 등과의 경쟁과 함께 코로나19까지 덥치며 자금 위기를 겪은 것이다.



게다가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 손실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늘어나며 약 50조원 규모의 자산매각에 나선 상황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Start-Up Seoul 2019(스타트업 서울 2019).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사정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더브이씨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9000억원을 돌파해 전년동기 7453억원을 훌쩍 넘었으나, 3월만 보면 약 2400억원 규모에 그쳐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첨단 기술 분야 투자 및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알파홀딩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ICT 분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사업화 및 투자 유치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메르스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쿠팡에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해 화제가 됐다.



최근 전자책 스타트업 '리디'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사업성만 있다면 코로나19와 무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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