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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등급 "경고음" 현대차그룹, 국내는?
비즈니스워치 | 2020-04-03 09:41:02

[비즈니스워치] 이승연 기자 inyeon82@bizwatch.co.kr

무디스와 S&P(스탠다드앤푸어스)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줄하향을 예고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방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마다 기준이 달라 해외 신용등급이 조정됐다고 해서 국내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코로나'라는 범 세계적 이슈가 발생한 만큼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이를 반영해 등급 조정에 나설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 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핵심 계열사 현대차에 대해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계열사 상당수가 현대차에 의존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신용등급에도 모기업 의존도가 반영돼 있어 현대차의 등급 방향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지난해 현대차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차례 내린 만큼 추가 등급 조정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 추이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등급 강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국내 신용평가 업계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계열사들의 등급 강등 도미노 현상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디스·S&P, 현대차그룹 계열사 등급 하향 검토 착수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26일 현대차 신용등급(Baa1)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코로나 여파로 향후 수개월간 신차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와 북미 등 핵심 수출시장의 수요 둔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이유로 기아차의 신용등급(Baa1)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다음날인 27일엔 현대모비스·현대캐피탈·현대글로비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등급 강등이 현실이 될 경우 이들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들의 현재 신용등급은 모기업 현대차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 Baa1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무디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무디스의 하향 조정 검토 조치와 같은 의미다. 신용등급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BBB+', 현대제철은 'BBB'로 종전과 같이 유지했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판매량은 북미 약 15%, 유럽 20%, 국내 5%, 중국과 신흥시장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계열사간 긴밀한 사업 관계를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의 올해 영업실적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각각 5∼15%와 25∼40% 감소하고,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Fitch)는 현대차그룹 신용도와 관련, 아직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피치 역시 코로나를 이유로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도미노 강등을 경고해온 만큼 향후 현대차그룹의 등급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신평사 "유동성 충분...수익성 악화 추이 지켜볼 것"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국내 3사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들의 등급 방향으로 향한다. 3사 모두 아직 현대차그룹 등급 조정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자동차 업계 전반의 신용도 관련 보고서를 냈을 뿐이다.



다만 현대차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의 신용도는 그룹 신용도의 바로미터다. 그룹의 사업 구조가 현대차 중심의 수직 계열화로 이뤄져 있는 만큼 현대차의 등급 방어 여부가 그룹 신용도를 좌우한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11월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초우량 등급인 AAA등급(부정적)에서 AA+등급(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치했다. 등급을 내린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아 추가 강등 조치엔 신중한 모습이다. 설령 등급 조정에 나선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안정적' 단계인 등급 전망을 '등급하향 검토 대상'으로 조정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우선 현대차가 자신들이 제시한 각각의 '등급 하향 트리거'의 도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3사의 현대자동차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기업평가는▲EBITDA(세금·감가상각비·이자 지급 전 이익) 마진 6.5%▲현금유동성 비율 150% 미만 지속 등이다. NICE신용평가는 ▲EBITDA 마진 6% 미만▲처분가능한 현금흐금적자인 경우, 한국신용평가는 ▲EBITDA/ 매출액 지표 7% 이하▲차량 부문 총 차입금/EIBTDA 지표 2배 이상 지속될 경우를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작년 9월 현대차 실적을 대입하면,  EBTIDA 마진은 6.9%, 현금유동성 비율은 180%에 달한다. EBITDA/ 매출액 지표는 6.3%, 차량 부문 총 차입금/EIBTDA 지표는 1.2% 수준이다. 유동성엔 여유가 있지만, 수익성 방어는 다소 위태로운 수준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작년 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지만, 아직은 유동성이 풍부해 등급 강등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현재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등급 하향 트리거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중단기적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같은 추이의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경우 추가 강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등급 방어 관건은



결과적으로 현대차가 수익성 악화 추세를 얼마나 빨리 단축시키느냐가 현대차를 포함한 그룹 등급 방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녹록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차가 최근 내놓는 신차들이 모두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인 G80은 출시 하루만에 2만2000대를 넘겼고, SUV인 GV80의 계약대수도 이미 올해 판매 목표를 넘어섰다. 현대차가 곧 출시 예정인 신형 아반떼는 사전 계약 첫날 1만대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문제는 해외시장이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 해외공장은 가동 중단된 상태다. 재가동을 통한 생산량 및 판매량 확보가 시급한지만 주요 핵심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만 해도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는 추세여서 공장 문이 다시 언제 열릴 지 알 수 없다.



현대차의 3월 수출 물량은 23만63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2%나 감소했다. 같은달 내수 판매 상승분인 3.0%을 무력화 시키면서 현대차의 3월 전체 판매량은 30만8503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0.9% 줄어든 수치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나같이 내려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전망값을 870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1월 하순 때 전망값 보다 20% 가량 낮췄다.



KB투자증권은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23조222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9% 줄어든 60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장전망치(9260억원) 보다 34.9%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생산대수를 당초 441만4000대에서 402만2000대로 8.9% 낮춰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신차 효과로 상반기까지 내수 시장은 견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해외시장의 회복세는 요원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수익성 강화와 유동성 확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등급 강등되면..





만일 현대차의 신용등급이 하반기 추가 강등되면 상황은 아찔하다.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 계열사인 현대카드(AA0), 현대캐피탈(AA0)의 추가 강등이 우려된다.



국내 일부 신용평가사의 경우 현대차와 등급 격차가 한 단계인 계열사를 즉시 강등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차 등급 강등 이후 곧바로 이들의 등급이 강등 조치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제철(AA0)과 기아차(AA0)도 강등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우려하는 수준의 계열사 도미노 강등은 당장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신용평가 업계 시각이다. 기아차 등 우량 등급의 계열사들은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탄탄해 자체적인 등급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몇몇 계열사는 모기업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한 단계 높게 평가 돼 있지만, 현대차와의 신용도 격차가 2단계 이상 벌어져 있다. 현대차 등급이 떨어져도 현대차의 지원 여력은 인정될 수 있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가 현대차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부여한 계열사는 7곳으로. 현대트랜시스(AA-) 현대커머셜(AA-) 현대위아(AA-), 현대케피코(A+), 현대비앤제스틸(A0), 현대스틸산업(A0), 현대종합특수강(A-), 현대로템(BBB+)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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