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언론사별 뉴스

[이수빈의 가전 신상탐구] 건조기 사려다 망한 기자가 뜯어본 'LG 트롬 워시타워'
한국경제 | 2020-07-09 13:49:23
"이거 안 되겠는데요."

우리집 세탁실 이곳 저곳을 살펴보던 설치기사님이 고개를 저었다. 건조기를 집
에 들여놓으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지인들의 말에 '영업'당해 제품을
구매하려던 때였다. 빨래로 인한 생활먼지도 훨씬 줄어들고, 건조기에서 꺼낸
세탁물은 호텔 수건처럼 보송보송하다고들 했다. 세탁 후 따로 널어놓을 필요
가 없어 일도 줄어든단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정작 우리집 세탁실은 비좁은데다,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올리려고 해도 천고가 충분히 높지 않다는 기사님의 '진단'
을 받았는데. "왜 산다는데도 팔지를 못하니…" 기사님이 떠난
뒤 넋나간 김첨지 마냥 읊조렸던 기억이 있다.

그 때문이었을까. LG전자가 지난달 23일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합친 세탁
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를 출시한다고 발표하자 가장 눈에 들어온 건
낮아진 높이였다. 트롬 워시타워는 기존 동급의 드럼세탁기(21㎏)와 건조기(16
㎏)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와 비교해 높이가 87㎜가량 낮다.

LG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
기를 지키기 위해 이 제품을 온라인에서만 공개했다. 하지만 전자제품 판매점에
가면 전시된 제품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나만 없어 건조기. 갖고싶다 건
조기" 노래를 부르던 기자는 LG베스트샵에서 트롬 워시타워 실물을 요목조
목 뜯어보기로 했다.

트롬 워시타워는 눈으로 보기에도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위아래로 설치
한 것과 비교해 높이가 확연히 낮았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 두 색상
모두 디자인이 요란하지 않아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첫 눈에 든 건 블랙이었다. 은은한 광택이 흘러 '고급진' 느낌이
었다. 가격표를 보니 블랙이 화이트보다 20만원 비쌌다. 갑자기 화이트 색상도
괜찮아보였다. 깔끔하고 단정한 게 어느 인테리어에나 어울릴 법 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정말 발 받침대 없이 건조기를 쓸 수 있는지였다. LG에서는
키 163㎝ 기준 여성이 까치발을 들지 않고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
고 있다. 기자의 키는 165㎝. 드럼 세탁기 위에 따로 올린 건조기 전원버튼을
간신히 누를 수 있는 키다. 기존 건조기는 조작부가 제품 가장 상단에 있다. 전
원버튼을 누르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조작부 높이가 높다보니 코스나 기능 등
이 잘 보이지 않아 불편했다.




이와 달리 트롬 워시타워는 세탁기와 건조기 모두 조작패널이 제품 중심부에 있
다. 평소에는 불이 꺼져있다가 전원버튼에 손가락을 대면 전원이 들어오면서 조
작부가 나타난다. 버튼을 누르는 것도 쉽고, 세탁·건조 코스도 한 눈에
들어왔다.

도어를 열어봤다. 트롬워시타워 세탁기 도어에는 우측 상단에 손잡이가 있다.
건조기 도어는 아래에서도 열기 편하도록 우측 상단과 하단에 총 두 개 손잡이
가 달렸다. 건조기 도어 우측 상단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당기니 어려움 없이
열 수 있었다.




도어를 열고 나면 까치발을 서지 않고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빨래가 잘
말랐는지 곧장 확인 할 수 있을 법 했다. 16㎏ 대용량 답게 내부가 넉넉했다.
안에 빨랫감이 들어있다고 가정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손을
넣고 팔을 뻗어봤다.




손 끝이 내부 벽에 닿는 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 뒷꿈치가 조금
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내 키가 조금 더 컸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건조
기 내부 우측과 좌측에도 모두 손이 닿았다. 구석 구석에서 빨랫감을 꺼낼 수
있는 구조였다.

또 다른 장점. 세탁기와 건조기를 단순히 이어붙인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시너
지를 낸다. 세탁코스를 정하면 코스정보가 건조기로 자동으로 전달된다. 건조기
는 가장 적합한 건조코스를 알아서 설정해준다. 세탁이 종료되는 시간을 감안해
건조기를 예열할 수 있는 ‘건조준비’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폰까
지 연동시키면 세탁이 끝났을 때 핸드폰으로 알림이 온다. 세탁을 돌리는 동안
샤워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품질보장은 10년 해준다.

단점도 있다. 가격이다. 블랙 기준 419만원으로 동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싸다. 인체공학적으로 제품을 설계했다고는 하지만 사용할
때 약간 까치발을 들어야 하는 게 아쉬웠다. 키가 작은 소비자라면 여전히 발
받침대가 필요할지 모른다.

이런 장단점을 고려해 생각해봤다. 우리집 다용도실에도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발견한 걸까. 대신 질문해드립니다
SNS 건조기 관련 게시글과 기사 댓글에 올라온 독자님들의 사용후기, 궁금점을
갈무리했다. LG 베스트샵 강남점 직원분들께 대신 여쭤봤다.

▶세탁기에 건조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이미 나와있는데 일체형 제품이 따로 출
시됐네요
"맞습니다. LG 트롬 세탁기에도 건조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있지요. 그런
데 세탁기에 딸려있는 건조 기능으로는 세탁물이 완전히 건조되지 않아요. 반만
건조됩니다. 그래서 건조를 마친 뒤에도 다시 세탁물을 널어야 하는 수고로움
이 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기존 세탁기 건조기능은 열풍건조이고, 트롬 건조기는 스팀
건조라는 점이예요. 스팀건조는 열풍 방식에 비해 세탁물 손상이 적고, 더 보송
보송하게 말려준다는 장점이 있어요. 강한 스팀이 나와서 마치 스타일러 돌린
것처럼 살균도 되고, 빨랫감 주름도 펴집니다. 스팀 건조 방식은 LG 트롬이 세
계에서 유일하답니다.
전기료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세탁기를 돌리고 나면 내부에 물기가 생기죠.
이 상태에서 건조 기능을 돌리면 전력이 건조기보다 많이 들어요. 자연스레 요
금도 많이 나오겠죠."

▶건조기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는 후기들이 많던데요.

"트롬 워시타워 기준 세탁기 전력등급은 1등급, 건조기는 2등급입니다. 빨
랫감 5㎏ 기준 건조기를 한 번 돌릴 때 전기요금은 130~150원 정도 나옵니다.&
quot;

▶건조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요.
"건조기 용량인 16㎏을 가득 채워 돌리면 한 시간 반정도 걸려요. 이 외에
는 코스마다 소요되는 시간이 다릅니다. 셔츠 한 벌 코스로 돌리면 세탁부터 건
조까지 35분에 끝낼 수 있고요."

▶소음이 많이 나지는 않나요?
"건조기 소음은 크게 두 종류인데요. 세탁물에 달려 있는 단추 등이 부딪
히는 소리와 건조코스가 끝나 열기를 뺄 때 컴프레셔 팬이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 컴프레셔 팬 소리는 냉장고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예전 제품보다 소음이 많이
줄었어요. 단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청바지는 건조기에 돌리지 않는 게 좋습
니다. 큰 단추로 인해 다른 옷감이 손상될 수 있고, 청바지가 열을 받으면 잘
줄어들거든요.

▶다른 색상은 없나요?
"이번에는 화이트와 블랙만 출시됐는데 앞으로 추가 색상을 선보일 예정입
니다. 핑크, 베이지, 그린 등 색상이 새로 나옵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