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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헛발질에 '영끌' 폭발…가계부채 임계치 훌쩍 넘었다
한국경제 | 2020-11-30 15:47:05
[ 김익환 기자 ]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사상 처음으
로 100%를 넘어선 핵심 원인 중 하나로는 올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포착된 &ls
quo;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우선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과 전셋값이 치솟자 가계가 전
방위서 빚을 끌어모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결과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의 채무마저 급증하면서 급기야 ‘가계부채 비율 세 자릿수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부채가 갈수록 과도해져 가계 유동
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역대급 가계부채 증가 속도
23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글로벌부채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3분기 말 100.6%로 사
상 처음 100%를 넘어섰다. 영국(87.7%) 미국(81.2%) 일본(65.3%) 유로존(60.5%
) 등 주요 선진국이 60~80%대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빨
랐다. 한국 가계부채 비율은 2019년 3분기 말(93.6%)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상승 속도가 빨랐다.

이번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가계부채를 올해 예상 GDP로 나눠 산출했다. IIF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경
제성장률 전망치, 올 들어 3분기 평균 환율 등을 고려할 때 IIF는 올해 한국 G
DP는 달러화 기준으로 1조5678억달러, 지난 3분기 말 한국 가계부채는 1조5772
억달러 안팎으로 추정했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 급증
이 근본 원인
한국의 가계대출 비율이 100%를 돌파한 것은 코로나19로 올해 GDP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이 물론 영향을 줬다. 보다 근본적 원인은 올 들어 급증하는 가계부채
다. 한은이 발표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을 보면 8월 한 달에만 11조7000억원
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후 가장 컸다
. 올해 9월에도 9조6000억원 늘어 역대 세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이는 치솟은 주택매입 자금과 전셋값을 조달하기 위한 수요가 몰린 결과다. KB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19년 1월 100기준)는
113.1로, 작년 말에 비해 9.9%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7.1% 올랐다.

경제학자들은 국내 부동산시장 과열 원인은 유동성이 아닌, 정부 정책 실패 탓
으로 봤다. 한국경제학회가 8월 경제학자 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6
%는 수도권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꼽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현금창출력이 나빠진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도 급
증했다.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 이자비용을 비롯한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
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 3월에만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 증가
폭은 3조8000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가계 유동성 위기도 높아져
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육중한 가계부채가 민간의 씀씀이를 억제하고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계 빚·이자 상환 부담에 씀씀이를 자
제하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임
계치(80%)를 크게 넘어섰다. 그만큼 성장률을 훼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일부 가계는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올 상반기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실업률이 사상 최악이었던 외환위기
수준(일용직 실업률 전년 대비 12.3%포인트 상승)으로 치솟는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47만3000~75만9000가구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
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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