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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1조, 휴지조각으로…'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체포
한국경제 | 2023-03-24 18:00:48
[ 빈난새/김진성/이광식 기자 ] 암호화폐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를 유
발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한때 시가총액
이 51조원을 넘어서며 세계 8위 코인까지 올랐던 루나와 테라는 지난해 5월 단
72시간 만에 가격이 99.99% 폭락하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코인판 리먼브
러더스’ 사태를 불러왔다. 권 대표는 루나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직
전인 작년 4월 한국을 떠나 해외 도피 중이었다.○‘루나 사태’ 약
1년 만에 체포


경찰청 인터폴구제공조과는 23일(현지시간) 동유럽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검
거된 인물의 지문 정보를 확인한 결과 권 대표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
일 밝혔다. 몬테네그로 수사 당국은 권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을 몬테네그로 수
도 포드고리차에서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권 대표는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앞
두고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하려다 덜미가 잡혔다. 테라폼랩스 초기 창
립 멤버이자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인 한창준 씨도 함께 체포됐다.


권 대표와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가 2018년 공동 창업한 테라폼랩스는
테라와 그 위성 코인 루나를 발행한 회사다. 테라는 1달러와 가격이 같게 유지
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었다. 하지만 테라는 달러&middo
t;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여타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가치 고정을
위해 또 다른 암호화폐인 루나를 활용했다. 실제 달러를 사서 적립하는 대신
테라와 루나의 차익 거래를 이용, 이른바 알고리즘 방식으로 테라의 가치를 유
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 과정에서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예치한 투자자에게 최고 연 20%의 이자를 테
라로 지급하는 디파이 서비스도 운영했다. ‘폰지 사기’라는 비판에
도 높은 수익률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루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코인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대폭락이 시작됐다. 대량 매도
로 테라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와 루나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ls
quo;죽음의 소용돌이’가 현실화한 것이다. 시총 51조원 규모의 암호화폐
가 증발하는 데에는 7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80달러대였던 루나 가격은 0.0
001달러까지 떨어졌다. 테라폼랩스가 새로 만든 루나2.0도 상장 초기 18달러까
지 치솟았다가 현재 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 시장은 루나 사태를 계기로
반년 넘게 도미노 파산을 겪으며 빙하기에 진입했다.○국내 송환은 언제쯤
법무부는 최대한 서둘러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권 대표의 송환 절차를 밟기
로 했다. 권 대표를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온 검찰은 그의
귀국 시기에 맞춰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수사를
맡은 합수단은 이날 서울 성동구 차이코퍼레이션 사옥을 압수색하며 테라&mid
dot;루나 사태 수사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겼다.


다만 권 대표가 곧바로 국내로 송환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
이다.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 대표를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인계하기로 하거
나 단순 추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이미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도 수사 대상이다. 미국 뉴욕 검찰은 23일(현지시간)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그를 증권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빈난새/김진성/이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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