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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종전 임박에도 씁쓸한 정유사들
프라임경제 | 2026-06-17 14:38:24
[프라임경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정유사들의 원유 수급 불안이 점차 해소될 전망인 가운데 중동 전쟁 기간 비싸게 사들인 원유가 재고평가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정유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재고평가이익 덕에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지만, 이제는 리스크의 씨앗이 된 형국이다.

더 아픈 대목은 따로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정유사에 사실상 부담을 떠넘겼다. 이에 정유사들의 손실이 만만치 않다. 제도 시행 이후 정유사들이 짊어진 누적 손실이 4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정부는 손실에 대한 보전 원칙과 기준을 곧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를 잃었냐는 계산 자체가 평행선이다.

정부는 원가 기준으로 손실을 따지겠단 방침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국내 판매가를 국제 시세에 맞추거나 수출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기에 국제 석유제품 현물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선다. 규제로 틀어 막힌 기회비용까지 손실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와 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게 되지만, 정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한 정유사의 기대와 현실 사이 간극은 좁혀지기 어렵다. "어차피 통상 수준 보전에 그칠 것이다"는 체념 섞인 예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다.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우리 기업인들과 각 기업이 경제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협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작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만나 했던 말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민을 위한 비상 대책이긴 했으나, 정부가 특정 산업에만 가격 상한을 강제하고 그 뒷수습마저 업계에 불리한 방식으로 설계한다면 정상적인 정책이 될 수 없다.

민간 기업에 공적 부담을 지우려면 보상 체계는 온당해야 한다. 손실을 원가로만 고집할 게 아니라, 합리적 기준을 정하며 정산위에서 실질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손실 보전 고시가 그 출발점이다.

정유사는 고통을 분담했음에도 지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문제는 그 혼란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조택영 기자 cty@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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