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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피지컬 AI" 실증…양재사옥 누비는 로봇들
프라임경제 | 2026-05-14 15:28:56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리뉴얼을 마친 양재사옥 로비를 로보틱스 기술의 실증 공간으로 확장했다.

양재사옥 로비가 1년11개월의 리뉴얼을 거쳐 임직원 소통과 협업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된 가운데, 그 공간 안에 관수·배송·보안 로봇을 투입해 사람과 로봇이 함께 움직이는 업무 환경을 구현했다.


핵심은 로봇을 전시물이 아니라 실제 사옥 운영의 일부로 들여왔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조경 관리, 음료 배송, 보안 순찰 등 임직원 일상과 맞닿은 영역에 로봇 서비스를 적용해 인간 중심의 피지컬 AI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구체화했다.

현대차·기아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DAL-e Gardener)',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 의전 및 보안용 로봇 '스팟(SPOT)' 총 3종의 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로봇은 사옥 공용 공간에서 임직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복잡한 실내 환경에서 자율주행과 서비스 운영 역량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본사 로비, 로보틱스 실증 공간으로

이번 로봇 서비스의 의미는 본사 로비를 실제 운영 환경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동선이 복잡한 사옥 공용 공간은 로봇의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층간 이동, 사용자 식별 기술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무대다.


현대차·기아가 양재사옥을 로봇친화빌딩으로 조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이 일상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이려면 개별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건물 인프라, 소프트웨어, 관제 시스템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이번 서비스는 로봇이 실제 업무 공간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기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특히 양재사옥은 현대차그룹의 본사이자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이곳에 로봇 서비스를 적용했다는 것은 로보틱스 기술을 미래 사업의 전시장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임직원이 매일 경험하는 업무 환경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의미가 있다.

◆물 주고 배송하고 순찰하는 로봇 3종

달이 가드너는 조경 관리자를 도와 로비 곳곳에 배치된 식물과 나무에 물을 공급하는 로봇이다.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식물과 흙, 화단을 구분한다. 승하강과 6축 회전이 가능한 로봇팔을 갖춰 필요한 위치에 물을 분사할 수 있다.


주행 안정성도 강화했다. 달이 가드너에는 PnD 모듈이 적용됐고, 카메라와 라이다를 조합한 센서퓨전 기술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로비에서도 장애물을 피하며 자율주행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물이 부족하면 건물 내 급수 설비와 통신해 스스로 물을 보충하고, 남은 물은 배수해 청결도를 유지한다.

달이 딜리버리는 1층 카페에서 각층 픽업존까지 음료를 배송하는 로봇이다. 임직원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딜리버리가 음료를 수령해 주문자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한다. 최대 16잔까지 동시에 배송할 수 있으며, 정확한 전달을 위해 주문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보안용 스팟은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모듈을 추가로 장착했다. 해당 모듈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팟은 건물 곳곳을 순찰하며 보안관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들 로봇은 기능만 놓고 보면 각각 조경, 배송, 보안 영역에 특화돼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복잡한 실내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이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기아가 지향하는 피지컬 AI의 방향을 보여준다. 물리적 공간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움직이며, 사람의 생활 편의를 높이는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로봇친화빌딩의 핵심은 인프라

로봇친화빌딩은 로봇을 배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로봇이 스스로 충전하고, 층간 이동을 하며, 사용자와 공간 정보를 인식하고, 여러 대의 로봇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위해 양재사옥에 로봇 전용 대기공간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배치했다. 이번에 투입된 3종 로봇은 배터리 충전량이 부족하면 1층 로봇 스테이션에서 스스로 충전하고, 필요 시 업무를 수행한다. 층간 이동이 필요할 때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한다.

건물 전체에는 얼굴인식 시스템 '페이시(Facey)'도 적용됐다. 페이시는 출입 보안 절차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와 연동된다.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주문자의 얼굴을 식별해 배송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여러 로봇을 관리하기 위한 통합 관제 시스템 '나콘(NARCHON)'도 도입됐다. 로봇 관리자는 웹앱을 통해 등록된 로봇의 위치, 상태, 충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로봇 활동 스케줄 조정과 위치 제어 등 운용 명령도 내릴 수 있어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여러 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은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안전규격 인증기관 유엘솔루션(UL Solutions)으로부터 로봇친화빌딩에 적합하다는 기술적 검증도 마쳤다. 이는 단순히 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의미를 넘어, 로봇이 건물 인프라와 결합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지컬 AI 확장의 출발점

현대차·기아의 이번 시도는 로봇이 실제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이고, 업무를 수행하고, 통합 관제되는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는 향후 오피스, 병원, 상업시설 등 다양한 공간으로 로봇 서비스를 넓히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이미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와 한림대학교 병원 등에 달이 딜리버리를 투입해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환경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양재사옥에서의 서비스 개시는 이런 실증 흐름을 그룹 본사 공간으로 확장한 사례다.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가 물리적 공간과 결합할 때 구현된다. 차량과 로봇, 건물 인프라, 사용자 데이터, 관제 시스템이 서로 연결돼야 실제 서비스로 작동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양재사옥에서 로봇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로봇 자체를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 로봇이 일상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로봇 기술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다"며 "앞선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이 편리함을 제공하는 다양한 공간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양재사옥의 로봇 서비스는 현대차·기아가 피지컬 AI를 어떻게 현실 공간으로 끌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관수, 배송, 보안이라는 일상적 기능을 통해 로봇은 임직원의 생활 편의를 높이고, 회사는 실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한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움직이는 본사 공간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 전략의 실증 무대이자, 로봇친화빌딩 확장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게 됐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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