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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한정에 350주 검증…롤스로이스의 "희소성 전략"
프라임경제 | 2026-09-23 10:22:47
[프라임경제] 단 100대의 차량을 제작하기 위해 총 350주에 달하는 누적 시험을 진행한다. 지중해 해안도로부터 북극권과 사막까지 주행하며 시속 249㎞ 고속 테스트도 거친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순수전기차 '프로젝트 나이팅게일(Project Nightingale)'에 투입하는 개발 과정이다.

이런 접근은 롤스로이스가 추진하는 초고가 자동차 사업의 방향을 보여준다. 판매량 확대보다 개별 차량의 상품 가치와 희소성에 무게를 두고 기존 비스포크(맞춤 제작) 사업을 코치빌드 컬렉션까지 확장하는 전략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각)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글로벌 주행 테스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4월 공개한 이 차량은 순수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2인승 오픈톱 모델로, 전 세계에서 100대만 제작된다. 고객 인도는 2028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개발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시험을 합산해 누적 350주에 걸쳐 다양한 기후와 도로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한다. 이미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풍동 시험을 포함해 1430시간 이상의 공기역학 분석을 마쳤으며, 해발 최대 2750m의 고지대에서도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지붕을 개방한 상태에서도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특허를 취득한 완전 전동식 윈드 디플렉터를 개발했으며 측면으로 열리는 '피아노 부트'는 최대 1만5000회의 개폐 시험을 거친다.

이처럼 극소량 생산 모델에도 상당한 개발 자원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롤스로이스의 주문제작 사업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 고객에게 5664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 5712대 대비 약 0.8% 감소한 수치다. 반면 글로벌 프라이빗 오피스를 통한 비스포크 제작 의뢰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고도화된 주문제작 수요는 확대된 셈이다.

롤스로이스는 증가하는 주문제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영국 굿우드 생산시설 확장에 3억파운드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03년 공장 개소 이후 최대 규모 투자로 복잡한 비스포크 및 코치빌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공간과 설비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확장 시설은 2029년 전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투자 방향은 단순한 생산량 확대와는 차이가 있다. 롤스로이스는 기존 양산 모델을 개인화하는 비스포크 사업에 더해 독자적인 차체 디자인과 별도의 개발 과정을 갖춘 코치빌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개별 차량에 투입되는 디자인과 제작 역량을 높여 차별화된 상품 가치를 확보하는 구조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올해 3월 발표한 코치빌드 컬렉션의 첫 번째 모델이다. 기존 비스포크가 양산차를 기반으로 고객 취향을 반영한다면 코치빌드 컬렉션은 독자적인 디자인과 한정된 생산 대수, 특별한 고객 경험을 하나의 상품으로 결합한다.

고객 선정도 초청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에게는 차량 제작 과정에서 디자인 스튜디오와 비공개 시험시설을 방문하고 개발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완성된 자동차뿐 아니라 수년에 걸친 개발 과정까지 상품 가치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순수전기차를 선택한 점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롤스로이스는 기존 전기차 스펙터를 경험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코치빌드 컬렉션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전동화 특유의 정숙성을 오픈톱 차량의 개방감과 결합해 차별화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판매가격과 세부적인 파워트레인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코치빌드 사업이 향후 롤스로이스의 수익성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사업 성과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비스포크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시설 확장과 새로운 코치빌드 컬렉션 도입은 롤스로이스가 개별 차량의 가치와 희소성을 높이는 방향에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 100대를 위한 대규모 검증 역시 이러한 사업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크리스 브라운리지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CEO)는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1920년대 헨리 로이스 경이 실험적인 'EX' 차량을 제작하게 했던 대담한 정신을 계승한 모델이다"라며 "테스트 프로그램은 100년 전 롤스로이스가 역량을 입증했던 유럽의 도로에서 시작해 고객들이 운행할 수 있는 모든 기후 환경을 아우르며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디테일을 극도로 세밀하게 다듬어 롤스로이스와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에 걸맞은 완성도를 구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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