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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강한 기·승부욕 가진 열혈남아" 日프로야구 전설 장훈, 故 백인천 추모
파이낸셜뉴스 | 2026-08-16 18:47:04
韓·日 야구계 백인천 애도 물결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2026 KBO 리그 SSG 랜더스 대 LG 트윈스 경기 시작을 앞두고 LG 선수들이 고 백인천 전 감독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영면에 든 가운데, 한국과 일본 야구계가 한마음으로 거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야구인들의 애도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990년 LG 트윈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근조화환을 보냈고,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제자였던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 등 숱한 후배들도 조화로 존경심을 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인의 굵직한 공적을 예우해 역대 두 번째 'KBO장'으로 장례를 엄수하며, 허구연 총재를 비롯한 원로 야구인들이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누고 있다.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도 깊은 애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인 재일교포 장훈(86) 씨는 이날 현지 매체 스포니치를 통해 각별했던 후배를 향한 절절한 추모 글을 기고했다. 장훈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의 타계 소식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먹먹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닛폰햄)의 간판스타였던 장씨는 한국에서 갓 넘어온 유망주 백 전 감독의 잠재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구단 수뇌부에 직접 추천했다.

장씨는 "백 감독은 언어 장벽을 극복하려 첫해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일본어를 배웠다"면서도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특유의 강한 기와 승부욕으로 이겨낸 열혈남아였다"고 회고했다.

장훈의 회고록에는 고인의 불같은 성정도 생생히 담겼다. 포수 시절 자신이 낸 사인대로 던지지 않는 투수들과 충돌한 끝에 외야수로 전향해 오히려 대성공을 거둔 사연, 팀 간판타자였던 오스기 가쓰오와 클럽하우스에서 10분간 주먹다짐을 벌였던 일화 등은 텃세 속에서 기죽지 않으려 발버둥 쳤던 고인의 치열한 생존기를 대변한다.

장씨는 1982년 KBO리그 출범 당시 고인을 MBC 청룡에 선수 겸 감독으로 적극 추천했던 비화를 덧붙이며 "백인천은 한국 프로야구의 진정한 개척자"라고 칭송했다. 한일 양국의 그라운드를 뜨거운 열정으로 누볐던 불세출의 야구인은 17일 오전 8시 영결식을 끝으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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