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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올해는 뜰까]①구조조정 언제까지
비즈니스워치 | 2016-01-19 08:24:00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한국의 조선업이 위기에 빠졌다. 수년전부터 이어진 업황 침체와 무분별한 해양플랜트 수주로 인한 후폭풍이 빚어낸 결과다. 업계에서는 턴어라운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조선 빅3의 실적 악화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올해 조선 빅3는 모두 '흑자 전환'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강도 구조조정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독(毒)이 됐던 해양플랜트 물량도 여전히 남아있다.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국내 조선업을 진단한다. [편집자]

 

 작년 국내 조선 빅3는 모두 대규모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블루오션이라 여겼던 해양플랜트는 실적 악화의 주범이 돼 조선 빅3의 발목을 잡았다. 업황 부진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결국 국내 조선 빅3는 버티는 것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조선 빅3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인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상시적인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춰 버티는 것만이 조선 빅3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구조조정, 또 구조조정

지난 2014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국내 조선 빅3의 손실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선다. 대부분 해양 플랜트 부실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일어난 결과다. 해양플랜트는 한때 국내 조선업체들의 미래로 각광 받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을 타개할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관련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고전했다. 상선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과신한 결과였다. 해양플랜트 공정은 상선과 달랐다.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국내 조선업체들은 결국 대규모 손실이라는 참담한 몰락을 경험해야 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뒤늦게 해양 물량 줄이기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미 수주한 해양플랜트 인도 스케줄이 계속 잡혀있다. 적어도 내년까지 부실 덩어리를 안고 가야한다는 말이다.
 
▲ 자료:클락슨(단위:CGT)

그나마 국내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상선부문도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상선 발주도 주춤한 상태다. 작년 11월 기준 상선 발주는 전년대비 26.2%(DWT기준) 감소했다. 올해도 눈에 띄는 대규모 상선 발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 와중에 경쟁업체들은 계속 치고 올라왔다. 지난 2009년부터 급부상하기 시작한 중국 조선업은 이제 한국을 넘어선지 오래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물량마저 중국업체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형국이다.

영국의 조선·해양 전문 분석 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수주실적은 1015만CGT로 중국에 밀렸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은 누적 수주에서 중국을 앞섰지만 12월 한달간 중국은 한국의 10배가 넘는 수주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1위자리에 올라섰다. 이로써 중국은 4년 연속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했다.

◇ 인력 감축, 조직 축소 마무리 단계

업황 부진에 따른 물량 부족과 중국 업체들의 부상, 해양플랜트 부실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조선 빅3에게 구조조정은 필연이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몸집을 줄이고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국내 조선 빅3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수장을 전격 교체하고 해양플랜트 부실을 실적에 대거 반영했다. 그 결과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은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전 계열사가 긴축경영에 들어간 것은 물론 전 계열사 사장단은 흑자가 날 때까지 급여를 전액 반납키로 했다. 임원들도 최대 50%를 내놓기로 했다. 이미 임원의 31%를 감축하고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또 자원개발사업 정리와 더불어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금융관련 3개사에 대해서도 하이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지분 1.44%, 0.84%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매각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임원 30%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 및 자산매각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당분간은 대규모 투자는 단행하지 않기로 했다. 자산 매각에도 나섰다. 국내외 상장·비상장 자산을 비롯해 해외 자회사들과 국내·외 풍력발전 관련 사업 등에 대한 정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은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조직의 30%를 줄이고 부장급 이상 인원도 30% 가량 줄였다. 사옥과 헬기는 물론 비핵심 계열사와 자산을 잇따라 매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숨겨져있던 부실이 일시에 터지면서 작년 3분기까지 약 4조300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결국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 자산매각은 여전히 진행중  작년까지 진행됐던 조선 빅3의 구조조정은 크게 인력 감축과 조직개편, 자산 매각 등으로 나뉜다. 인력과 조직개편은 대부분 완료됐다. 하지만 자산 매각은 올해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조선 빅 3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작년 한해동안 3000여명을 정리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과장급 사무직과 여직원 등을 포함해 1300여명을 감축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등을 통해 부장급 이상 300명을 줄였다. 삼성중공업도 200~30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개편은 마무리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7개 사업본부 산하 조직을 기존 58개에서 45개로 축소했다. 올해부터는 사업부문별 대표 체제를 갖춰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 삼성중공업은 생산 조직을 제품 프로젝트별로 재편하고 경영혁신실을 신설해 공정 운영 및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기존 2총괄, 13부문, 56팀, 285그룹이였던 조직을 1소장 (조선소장), 8본부, 39담당, 205부로 전환했다. 

자산 매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9월 수원사업장을 310억원에 매각했다. 올해는 충남 당진 공장 부지 등을 매각해 최대 5000억원 가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마켓코리아(1.2%), 두산엔진(14.1%)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거제 조선소 직원용 아파트도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다. 풍력사업도 정리 대상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지분들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현금을 확보해왔다.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현대중공업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만 1조1502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에도 나서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 FLC 매각에 이어 마곡R&D센터 건립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서울 다동 본사 사옥과 당산동 사옥도 매각 추진 중이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수주 선박 인도가 끝나면 매각하거나 청산키로 했다. 중국 DSSC는 지분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풍력자회사 드윈드는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은 청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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