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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재진입하나…침체 신호등 해석 논란
머니투데이 | 2016-01-25 10:38:32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산업생산, 기업수익, 증시 등 침체 신호등 일제히 빨간불]

미국의 경기침체 재진입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유럽이 이제 막 미약한 성장세를 띠기 시작한 가운데 사실상 나 홀로 성장을 해온 미국의 침체는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때마다 나타난 불길한 전조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업생산, 기업수익, 증시 지표 등이 모두 하락세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12개월 동안 10개월에 걸쳐 줄었다. 2014년 12월에 비하면 감소폭이 2% 가까이 된다. 산업생산은 광업·제조업·전력 생산 등을 두루 포함한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도 2014년 여름께 절정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5% 가까이 줄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2009년 저점에서 반등하며 강세장을 펼치던 미국 증시는 지난해 제 자리에 머물다가 올 들어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랠리에도 불구하고 7.6% 하락했다.

조지프 라보르냐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6기통짜리 엔진의 실린더가 하나씩 망가져 가는 자동차 같다"고 말했다. 강력한 성장세를 예고했다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말이다.

미국 경제의 침체 신호가 걱정스러운 건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또는 성장둔화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이 올해 각각 1.7%, 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6.9%로 25년만에 처음 7%를 밑돌았는데 올해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인도와 함께 신흥국 대표주자 '브릭스'에 속한 러시아와 브라질은 올해 역성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낙관론자들은 미국의 침체를 예고한 전조들이 이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제유가 급락이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산업생산 지표에 반영된 제조업 생산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광업생산은 연간 기준으로 10%가량 줄었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가 62% 감소했다.

실적 악화도 에너지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골드만삭스 글로벌인베스트먼트리서치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에너지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수익은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엑손모빌, 셰브런, 발레로에너지 등 에너지기업들을 포함했을 때 수익이 급감했다.

WSJ는 전에도 산업생산과 실적, 증시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꼭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건 아니라고 했다. 1960년대와 1980년대 중반에는 산업생산 지표가 요즘만큼 부진했지만 침체가 닥치지 않았고 미국 증시의 약세장 역시 반드시 경기침체를 수반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문은 또 미국의 침체 조짐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 가운데 하나가 고용시장이지만 최근 고용지표는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비관론자들은 산업생산이나 실적 악화가 저유가 탓이라도 주가 급락이 소비에 제동을 걸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들의 실적이 더 나빠져 해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그러나 미국인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며 부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소비여건이 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고 지적한다.

기술적인 경기침체는 보통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순환위원회가 GDP(국내총생산), 소득, 고용,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여러 지표를 종합 판단해 경기침체 개시와 종료를 공식 선언한다.

NBER가 인증한 미국의 마지막 침체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18개월간 이어졌다. 다만 NBER는 2008년 12월에야 침체의 시작을, 2009년 9월에야 침체의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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