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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보수적 대응·포트폴리오 재편 생각할 때
머니투데이 | 2016-02-12 08:13:22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위험회피 국면이 확산되며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주식을 필두로 한 위험자산의 하락과 금을 필두로 한 안전자산의 상승 구도가 이를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의 국면이 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표면적으로는 유가하락이 시장을 억누르는 형태인데, 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근본적인 시장하락의 원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유가 하락도 위험회피의 하나의 현상에 가깝고, 이것이 에너지 관련주의 하락은 설명할 수 있어도 은행주나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급락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금융위기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은행권 불안’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삼성증권의 진단이다. 최근 유럽 은행주의 주가는 2008년의 금융위기와 2012년의 부채위기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연휴 기간 중 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진 도이체방크의 경우, 2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고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주요 은행들이 보유한 파생상품이 빠르게 부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은행 부실 문제를 ‘정책’으로 막아왔다. 대규모 양적완화와 함께 정부가 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 은행의 유동성에 숨통을 틔어주고 장부의 건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구도는 은행부실 문제확대가 위험회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주가하락을 정책 대응 및 공조로 해결했다"며 "은행 부실 문제가 진정되면 위험선호 현상에 의한 주가 상승이 이뤄지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문제는 최근 중앙은행의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다소 높아진 것"이라며 "유럽과 일본에 도입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정책은 분명 은행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이었으나, 이번 정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제까지 시중은행들은 QE로 인해 마련한 유동성 중 상당 부분을 ‘초과지준’의 형태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아왔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실시된 이상 초과지준은 그 자체로 은행에 패널티가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금을 시중으로 돌리고 운용할 필요가 있으
나, 지금처럼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고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하여 상품 운용의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는 은행의 위험이 더 커진 셈이 됐다는 것이다.

전격적으로 추진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이런 부작용을 낳고 있는 마당에, 추가적인 정책 발휘가 쉽겠냐는 것이다. 이는 곧 그간 글로벌 증시의 버팀목이 되어왔던 ‘정책’이라는 동력의 훼손을 의미한다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아직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울 새로운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위험회피 현상은 진행형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위험자산을 늘릴 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극단적인 비관에 빠져서 투매에 동참하는 것 또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곧 예정된 유럽 재무장관회담(12일), EU 정상회담(18일), G20 재무장관회담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역시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는 지를 관찰하고 행동에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글로벌 증시 부진과 동조되며 주가가 밀렸으나 ‘은행권 불안’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들여다 볼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직전 저점 수준인 1830선 전후까지 밀릴 가능성을 높게 본다.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지만 1860선인 현재에서는 무리하게 현금을 확대하기 보다는 반등 기회를 노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제시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고 PER 주식 대신 업종 대표 대형주들 중 실적이나 펀더멘털의 퀄리티가 높은 종목들 쪽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검토할 만 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날 뉴욕 증시는 글로벌 증시 급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5일째 하락했다. 장중 한 때 2% 넘게 하락했지만 장 막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원 청문회는 투자심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통화정책의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단서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2.78포인트(1.23%) 하락한 1829.08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22개월 최저치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54.56포인트(1.6%) 떨어진 1만5660.1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6.76포인트(0.39%) 내린 4266.84에 거래를 마쳤다.





반준환 기자 abc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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