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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연체에 배 억류까지.."제2 조양상선" 우려
뉴스핌 | 2016-05-29 15:54:00

[뉴스핌=조인영 기자] 자율협약을 추진중인 한진해운(117930)이 배를 빌린 돈을 내지 못하고 억류까지 당하는 등 유동성 위기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류됐던 배는 사흘만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유동성 위기가 워낙 심각해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율협약을 추진중인 한진해운이 1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채무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집회를 연 가운데 1층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은 78회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월 23일로 예정돼 있는 조기상환일을 9월 23일로 늦추는 방안에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진해운이 해외 선주사들에 빌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용선료를 지불하지 못해 해당 선박이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박억류는 배를 빌려준 선주가 용선료 연체에 대해 미납된 이용료를 내지 않으면 선박을 회수할 수 있다고 경고를 보내는 일종의 실력행사다.

억류된 선박은 한진패라딥호라는 벌크선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돼 있다 양사의 합의 끝에 지난 27 17시경(남아공 현지시간)부터 운항이 재개됐다. 해당 선주사는 그리스 나비오스의 관계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크선을 억류했던 나비오스 측은 한진해운에 컨테이너선을 빌려준 선주사여서 향후 용선료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캐나다 선사인 시스팬(컨테이너선주사 1위)은 한진해운이 지난 3개월간 1160달러(약 138억원) 가량의 용선료를 미납했다고 폭로해 한진해운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드러나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1척 억류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체납할 정도로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벌크선과 달리 컨테이너선은 화주가 다수이므로 컨선까지 선박억류가 확대되면 다른 동맹선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한진해운은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율협약 신청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하며 사실상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추가 지원도 전무한 상태다.

이미 4112억원의 자구안을 제출했던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추가 요청에 고심 끝에 임직원 연봉 삭감과 사내 식당 운영 중단 등 다소 미비한 자구안을 내놨다. 더 이상 돈 나올 곳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과 부산신항만터미널 매각 등으로 약 2조원 가량의 실탄이 확보됐다. 현대증권 매각 대금만 해도 약 1조25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의 사정이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업계는 제 2의 조양상선, 팬오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2001년 파산선고를 받은 조양상선과 2013년 법정관리된 팬오션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기 때문이다.

조양상선은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던 국내 대표 해운사로 세계일주 정기선 항로 등을 개설하며 글로벌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 및 선대운영 등 투자비가 과다하게 투입되면서 운영자금을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충당했고 설상가상으로 업황 악화로 운임이 하락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이에 조양상선은 오너의 사재출연과 그룹 자산 매각으로 7000억원 가량의 자구자금을 마련하는 등 의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나 더 이상의 신규자금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한 거래처들이 청구소송, 선박압류, 현금거래 등을 강요하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결국 조양상선은 경영난을 이유로 2001년 5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팬오션은 2000대 중후반 호황기만 해도 국내 벌크선사 중 1위를 기록하며 상승가도를 달리다 STX그룹이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해외 선주들은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팬오션에 빌려준 배들을 줄줄이 억류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조양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어떻게 무너졌는 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컨테이너선사들은 얼라이언스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번 무너지면 재기가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선주들과 막바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각각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에 대한 출자전환을 논의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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