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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통화정책 진퇴양난.. 긴축-완화 어느 것도 부담
파이낸셜뉴스 | 2016-09-25 17:53:08
미국, 유럽,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올해 '대분화'를 겪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수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큰 틀에서 통화완화 기조로 수렴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이 대분화에서 수렴으로 방향을 튼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따른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지만 향후 금리인상 속도는 이전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여전히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중국인민은행(PBOC)과 달리 긴축 기조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됐던 연준이 주춤한 것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좀체 정상화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은 달라진 경제여건이 반영된 결과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이후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주요국이 막대한 돈을 풀고 있지만 좀체 물가가 뛰지 않고 있다. 연준은 전날 FOMC에서 2018년이 돼야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고,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는 도달 가능 시기조차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낮은 생산성,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잠재 성장률과 장기 금리 전망 역시 낮아지는 추세여서 섣불리 통화정책 고삐를 죄기도 어렵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 홍콩의 아태 담당 금융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마이클 에브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건 금리는 낮아지고 있고, 만기 역시 더 늘고 있다"면서 "이는 기능이상에 빠진 세계경제의 구조적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금같은 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막대한 통화증발이 마냥 이어질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현 통화완화 기조가 이어지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에 거품이 커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당장 통화정책 고삐를 죌 수도 없다. 금리가 오르거나, 또 금리인상이 기조로 자리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시작하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경기회복세도 비틀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1000조달러 규모인 전세계 채권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도록 만들고 이는 시장 분위기를 급전직하하도록 만든다.

진퇴양난이다.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려 성장률에 타격을 주거나 아니면 지금같은 완화 기조를 이어가 언젠가 대규모로 터지게 될 자산가격 거품을 확대하든가 양자택일이다. 어느 것도 부담이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창조적인 정책 방향도 나오고는 있다. BOJ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은행들이 아우성을 치자 통화정책 대상을 금리에서 수익률 곡선으로 전환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제로 근처에서 묶어두되 장기 국채 수익률은 플러스로 유도해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단계이고 성과가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시장 한켠에서는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더 늦기 전에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누스캐피털 그룹의 빌 그로스는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을 '초신성'이라면서 "어느날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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