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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국"…중국 간 두테르테 135억달러 보따리 챙긴다
한국경제 | 2016-10-21 01:00:50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
통령이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예상
대로 필리핀에 고속철 등 필리핀 인프라 건설 투자, 필리핀산 수입 농산물 금지
조치 해제 등 적잖은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중국과 필리핀은 2013년 이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온 미국에 필리핀은 든든한 버팀목이
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필리핀이 ‘밀월관계&rsquo
;에 접어들어 남중국해를 둘러싼 외교·안보 지형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
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에 선물 보따리 안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고 중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
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우리 관계는 봄날”이라고 말하자, 시 주석은 &ldq
uo;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국가로 양국 국민은 형제”라고 화답했다
.

두 사람은 정상회담 후 필리핀 고속철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 투자, 금융,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날 정상회담 후 열린 비즈
니스 포럼에서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
로 양국이 135억달러(약 15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네덜란드 상설 중
재재판소의 판결을 중국 정부가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
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담 전인 지난 19일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설 중재재
판소의 판결은 종잇조각일 뿐”이라며 “정상회담 뒷좌석에 제쳐둘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지역 핵심 동맹국인 필리핀이 탈미친중(脫美親中) 노선으로 돌아섬에 따
라 미국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주중 필리핀 동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결별을 고해야 할 때”라며 “미국의
간섭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65년간 유지돼온 미국과 필리핀 간 동맹관계가 지금보다 위기인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
대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추진해왔다. 2014년에
는 필리핀과 방위협력 확대 협정을 맺으면서 24년 만에 미군을 필리핀에 재주둔
시켰다. 중국은 경제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미국에서 떼어놓기 위해 노력했다.

◆“친중(親中) 행보는 실용주의 산물”

두테르테 대통령이 탈미친중 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
다. 포린폴리시는 “두테르테는 대학 시절 필리핀 공산당을 창건한 호세
마리아 시손을 존경한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이런 좌파 성향 때
문에 기본적으로 미국보다는 중국을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재계가 최대 교역 대상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다는 점 역
시 두테르테 대통령이 친중 행보를 펼치는 이유 중 하나라는 관측도 나온다.

필리핀의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철저하게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중국과
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 보고 있다.

클라리타 카를로스 필리핀대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l
dquo;두테르테 대통령은 성과지향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남중
국해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권’이라는 명분에 집착하
는 것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실익이 있다는 계산을 한다는 얘
기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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