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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QE 연장 여부 12월에 결정"…연장에 무게
파이낸셜뉴스 | 2016-10-21 05:41:06
실선은 실제 매입규모, 점선은 예상 매입 규모 /사진=ECB, FT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연장 여부를 6주 뒤에 결정하기로 했다. QE 연장에 필요한 보고서가 12월에 제출되는데다 거센 독일의 반발에 직면해 일단 시간을 벌자는 것으로 보인다.

ECB는 20일(이하 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에서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지급하는 금리인 예치금리를 마이너스(-)0.4%로 동결하고, 기준금리인 차환금리는 제로로 유지하는 등 현 통화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또 내년 3월로 끝나는 매달 8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인 QE도 기간 연장이나 규모 확대는 다음번 집행이사회인 12월 8일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집행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12월 결정이 ECB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말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드라기 총재가 12월에 QE를 연장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QE 연장·확대와 관련해 시장과 독일이라는 양대 세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드라기 총재 자신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ECB의 QE로 굴러가고 있어 경제를 성장시키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내년 3월로 마감하는 QE 기간을 일단 연장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경우 ECB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독일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독일은 ECB의 통화완화 정책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ECB가 QE를 통해 방만한 남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QE가 일종의 구제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고 독일은 의심하고 있다.

시장은 드라기 총재 발언에 오르내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QE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고, 어느 시점이 되면 ECB가 사들일 수 있는 채권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는 발언이 알려지자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수익률은 단 몇초만에 2배 폭등한 0.07%를 기록하기도 했다.

ECB의 QE가 현재 시장을 지탱하는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드라기 총재는 "(집행이사회에서) 매입 대상 채권 부족에 직면할 경우에 따른 다양한 선택"들을 논의했다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이 문제가 될 경우 이같은 희소성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12월 회의에서 QE 연장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더딘데다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어떤 조짐도 없다면서 "반드시 필요한 상당한 정도의 통화확장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QE가 없으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다시 추락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내년 3월에 끝나는 QE 연장이 불가피함을 역설한 셈이다.

드라기 총재는 앞서 채권부족 상황에 직면할 경우 규정 변경을 위한 가능한 선택지들을 검토하는 내부 보고서를 12월 회의에 받아보기로 한 바 있어 이를 토대로 연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ECB 내부규정에 따르면 특정 채권의 비중이 33%를 넘을 수 없고, 채권수익률이 예치금리인 -0.4%보다 낮은(가격이 높은) 채권도 사들일 수 없다. 이때문에 지금은 독일 국채 상당수가 매입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QE를 종료(테이퍼링)하는 시점이 되더라도 채권매입을 서서히 줄이는 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장은 이달초 ECB가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한차례 휘청거린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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