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펀드들 '부도 위기' 베네수엘라 국채 투자해 대박
파이낸셜뉴스 | 2016-10-24 16:41:07
파이낸셜뉴스 | 2016-10-24 16:41:07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의 국채에 투자한 글로벌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10%, 물가상승률 500%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최악의 경제난에 빠져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1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도 연 46%까지 치솟은(국채가격 폭락) 상태다. 이 와중에 발을 빼지 않고 싼 값의 베네수엘라 채권에 베팅한 고위험 투자펀드들은 신흥시장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채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국채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내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의 분석 자료를 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올들어 최근까지 베네수엘라 채권 수익률이 16.7%를 기록했다. 뮤추얼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3%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전체 신흥시장 펀드 자산의 7%를 베네수엘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베네수엘라 국채와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레오스 드 베네수엘라(PdVSA) 채권 보유액은 액면가로 18억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투자사 티로우프라이스는 PdVSA 발행 채권을 사들여 현재까지 17.6%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회사는 9월말 기준 신흥시장 채권펀드 자산(52억달러)의 7.9%를 베네수엘라 채권에 투자했다.
유가가 급락한 2년여 전부터 베네수엘라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채권 투자도 양분됐었다. 대박을 낸 투자사가 있는 반면, 일찌감치 베네수엘라 국채를 팔아치운 펀드들도 많았다. 플랭클린 템플턴은 지난 2014년 베네수엘라 국채 시장에서 철수했다. 신흥국 펀드가 올해 420억달러 규모인데, 수익률은 1.89%에 그쳤다.
베네수엘라의 채권 투자는 '폭탄 돌리기'와 같다. 정정 불안에다 물가 폭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남미 최대 원유대국이면서도 당장 쓸 석유가 없어 수입하는 처지다. 베네수엘라 국가 신용도는 정크(투기) 등급이다. 원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투자위험 등급이다. 높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역으로 리스크가 큰 만큼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지만, 베네수엘라가 채권 만기 전에 디폴트를 선언하면 원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베네수엘라의 지난 9월 현재 외환보유액은 120억달러에 불과하다. 정부 및 베네수엘라 국채의 절반에 달하는 PdVSA가 발행한 채권은 650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150억달러가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온다. 이론적으로는 채무상환이 어려운 디폴트 상황이다. PdVSA는 최근 채권자들에게 조만간 만기가 찾아오는 채권의 만기 연장(2020년)을 요청했지만 절반 정도만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료품, 의료품 등을 수입할 달러가 부족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달러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국가 기반시설 유지, 식료품 공급 등에 쓸 돈(달러)을 빚 갚는데 쓰고 있다는 것이다. 디폴트로 갈 경우 정권의 돈줄인 해외자산은 동결되고 정권 붕괴까지 대가가 만만치 않아서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마이클 하젠스탑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외채를 갚고 있는지 미스터리"라고 했다.
시장에선 베네수엘라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피테트자산운용의 루 퐁 채권부문 대표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현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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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채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국채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내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의 분석 자료를 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올들어 최근까지 베네수엘라 채권 수익률이 16.7%를 기록했다. 뮤추얼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3%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전체 신흥시장 펀드 자산의 7%를 베네수엘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베네수엘라 국채와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레오스 드 베네수엘라(PdVSA) 채권 보유액은 액면가로 18억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투자사 티로우프라이스는 PdVSA 발행 채권을 사들여 현재까지 17.6%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회사는 9월말 기준 신흥시장 채권펀드 자산(52억달러)의 7.9%를 베네수엘라 채권에 투자했다.
유가가 급락한 2년여 전부터 베네수엘라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채권 투자도 양분됐었다. 대박을 낸 투자사가 있는 반면, 일찌감치 베네수엘라 국채를 팔아치운 펀드들도 많았다. 플랭클린 템플턴은 지난 2014년 베네수엘라 국채 시장에서 철수했다. 신흥국 펀드가 올해 420억달러 규모인데, 수익률은 1.89%에 그쳤다.
베네수엘라의 채권 투자는 '폭탄 돌리기'와 같다. 정정 불안에다 물가 폭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남미 최대 원유대국이면서도 당장 쓸 석유가 없어 수입하는 처지다. 베네수엘라 국가 신용도는 정크(투기) 등급이다. 원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투자위험 등급이다. 높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역으로 리스크가 큰 만큼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지만, 베네수엘라가 채권 만기 전에 디폴트를 선언하면 원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베네수엘라의 지난 9월 현재 외환보유액은 120억달러에 불과하다. 정부 및 베네수엘라 국채의 절반에 달하는 PdVSA가 발행한 채권은 650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150억달러가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온다. 이론적으로는 채무상환이 어려운 디폴트 상황이다. PdVSA는 최근 채권자들에게 조만간 만기가 찾아오는 채권의 만기 연장(2020년)을 요청했지만 절반 정도만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료품, 의료품 등을 수입할 달러가 부족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달러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국가 기반시설 유지, 식료품 공급 등에 쓸 돈(달러)을 빚 갚는데 쓰고 있다는 것이다. 디폴트로 갈 경우 정권의 돈줄인 해외자산은 동결되고 정권 붕괴까지 대가가 만만치 않아서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마이클 하젠스탑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외채를 갚고 있는지 미스터리"라고 했다.
시장에선 베네수엘라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피테트자산운용의 루 퐁 채권부문 대표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현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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