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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인수 후 비틀거리는 중국 레노버
한국경제 | 2017-01-17 16:11:41
중국 가전업체 레노버가 2년 전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한 뒤 잘
못된 전략을 세워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
다.

레노버는 2014년 고가 휴대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스마트폰 제조사 모토
로라 모빌리티를 구글로부터 인수했다. 레노버는 당시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기
준 1위를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2005년 IBM PC사업부를 인수해
성공시킨 경험도 있었다. 양사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에서 지난해 3분기 레
노버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 미만으로 2013년 같은 기간 12%에 비해 크게 낮아
졌다. 마국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점유율도 2014년에는 5위권에 들었지만 1년 만
에 6위로 떨어졌다. 레노버는 저가 휴대폰을 레노버 브랜드로, 고가 휴대폰을
모토로라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WSJ는 향수에 기댄 마케팅과 소극적 투자,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을 실패 원
인으로 꼽았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첫 휴대폰이 모토로
라였고, 다른 사람들도 이 브랜드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마케팅
에 큰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2015년 미국에서 지출한 광고 비용은 2160만달러로
삼성(1억8780만달러)의 9분의 1에 그쳤다.

중국 시장에서도 잘못된 전략을 세웠다고 WSJ는 지적했다. 레노버는 모토로라의
새 휴대폰 ‘모토 X’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중국 최대 경쟁사 샤오미가 성공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모토로라는 낯선 브랜드인 데다 비싸기까지 했다.

IDC에 따르면 2015년 모토로라의 중국 판매량은 20만대에 그쳤다. 샤오미는 같
은 기간 6500만대를 판매했다. 양위안칭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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