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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문가' 송재용 교수 "삼성전자, 올해 최고실적 가능성"
한국경제 | 2017-01-24 15:23:08
[ 김봉구 기자 ] ‘삼성 전문가’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사진
)는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기술력 우위, 중
장기적으로는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 대학 교수로는 처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논문 주제가 삼성의 경영전략이었다. 삼성의 변화와 도약을
다룬 송 교수의 저서 《삼성 웨이》는 국내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올해 한국전략경영학회장에 취임한 송 교수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ldquo
;삼성의 반도체 기술경쟁력은 경쟁업체들과 2년, 후발업체들과는 5~10년의 격차
가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도
독보적이어서 애플 역시 삼성전자에게서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l
dquo;올해 실적이 폭발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삼성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보다 근본적이다. ‘성공
의 역설’에 빠지지 않고 선제적으로 미래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 송 교수는 “한화와의 화학·방산 분야 빅딜, 하만 인수 등 주력
분야 위주 선제적·자발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에 앞장서는 게 핵심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최순실 사태’ 등 부정적 이슈에도 삼성의 실적과 주가는 상한가
인데.

“탄탄한 기술력 영향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치킨게임이 이미
끝났다. 주요 업체가 3~4군데로 압축됐는데 삼성의 기술력이 압도적이다. 중국
이 투자하고 있지만 후발업체와 5~10년의 격차가 나 쫓아오기 쉽지 않다. 반도
체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반도
체가 더 중요해진다.”

- OLED 디스플레이도 강세다.

“마찬가지다. 특히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
성이 독보적이다. 애플도 삼성전자에게서 사지 않을 수 없다. 프리미엄 가전 분
야 역시 영업이익이 점차 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이 올해 역대 최고 실
적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갤럭시노트7 사태를 만회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로선 유일한 불확실성이 스마트폰이다. 갤노트7 사태가 재연되면 무
선사업부(IM)를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깔려있다. 갤럭시S8 출시를 당초보
다 한 달 가량 늦추는 것도 확실히 하려는 의도 아니겠나. 갤노트7에 이어 갤S
8도 성능 자체는 굉장할 것이다. 발화 사태 재연만 없다면 사상 최고 실적을 능
가할 수 있다.”

- 기술적 관점 외의 사안에선 어떻게 평가하나.

“전략경영 연구자 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비교적 삼성을 잘 이끌어 왔
다고 본다. 핵심주력 분야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한화와의
빅딜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인수·합병(M&A)도 활발해졌다. 하만 인수는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존 정보기술(IT) 사업과의 시너
지로 이어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저성장기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하고 있
다.”

- 1등 기업이 변하기 어려운데, 삼성은 잘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지금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기업들이 ‘그동안 잘해왔으니
해온 대로 하겠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느 순간 망할 수 있다. 이
른바 ‘성공의 역설’이다. 최고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마저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GE도 하는데, 혁신을 주저하면 되겠
는가. 삼성을 평가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이다.”

- 혁신하고 싶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원칙을 세우면 된다. 고도성장기에 맞춰진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구조
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핵심주력 분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lsquo
;관련형 다각화’를 해야 한다. 삼성의 중심은 전자다. 비주력인 화학&mi
ddot;방산 분야는 정리하고, 삼성이 잘할 수 있는 IT 분야와 연계되는 미래자동
차 쪽에 초점을 맞춰 전장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건가.

“삼성과 한화의 빅딜은 모범적 윈윈(win-win) 사례다. 삼성은 비주력 사
업을 매각했고 한화는 인수를 통해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다른
그룹들도 그렇게 가야할 것이다. 그러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나가야 한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상황이 좋은 삼성이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 다른 기업
들이 더 빨리, 보다 과감히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인터뷰는 지난 18일 서울대 LG경영관 송 교수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그는 &l
dquo;우리 기업들이 ‘성공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면서
선제적·자발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거듭 강조했다. 송 교수의 주장
대로 SK그룹은 23일 LG실트론을 전격 인수하며 올해 빅딜의 신호탄을 쐈다.

-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일본형 저성장으로 돌입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금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골든타임이 얼마
안 남았다. 학회가 올해 창립 20주년인데, 이런 고민을 담아 전환기 한국 기업
들이 가야 할 길을 전략경영 관점에서 연구해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

- 어떤 주제가 다뤄지나.

“오는 6월 ‘패러다임 대격변 시대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혁신 연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4가지 포인트를 잡았다
. 앞서 언급한 선제적·자발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미래 성장동력 발
굴, 해외 고성장 시장을 찾는 글로벌 전략, 시장추격자에서 시장선도자로의 전
략 변화, 벤처·중소기업 생태계 육성이다.”

- 학회 전·현직 회장단이 연구에 대거 참여했다고.

“전·현직 회장단을 중심으로 50대 초중반 중견 학자들이 나눠 연
구하고 있다. 그간의 학술적 성과를 토대로 영향력 있는 현실 연구를 해보자는
취지다. 심포지엄 기획연구 결과는 책으로도 출간할 계획이다. 재작년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들이 《축적의 시간》이란 책을 펴내 화제가 됐다. ‘경영
대 버전 《축적의 시간》’을 목표로 삼겠다.”

- 변화 필요성을 ‘성공의 역설’ 개념으로 풀어냈는데.

“대기업도 변해야 한다. 문어발식 경영은 한계에 부딪쳤다. 글로벌 경쟁
이 극도로 치열하다. 제한된 자원으로 잘 하지도 못하는 분야까지 하려면 어떻
게 되겠나. 판판이 깨질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을 보자. 25개 계열사를 주
력인 화장품 분야 6개로 재편한 결과 엄청나게 성장했다. 기업이 모든 걸 다하
려고 하면 안 되는 시대다.”

- 오픈 이노베이션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털어낼 건 털어내고 필요하면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
의 기본 개념이다. 모든 대기업이 광고기획사, 건설사를 끼고 있어야 할 이유가
뭔가. 과당경쟁으로 귀결된다. ‘과거의 성공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까?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 기업이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20주년 심포
지엄의 핵심 아젠다(의제)는 이것이다.”

- 좋은 지적이다. 학술논문 못지않게 현실사례 연구에 힘써야 하지 않겠나.

“응용학문이니 그럴 필요가 있지만 단계를 잘 밟아 올라가는 게 좋다. 교
수 초년기엔 학술연구에 전념하고,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경륜이 쌓이면 현실사
회에 영향을 주는 연구 비중을 늘려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이번 학회 연구진
을 50대 초중반으로 꾸린 것도 그런 이유다. 대학 차원에서는 연구의 균형을 잘
찾으면 될 것이다.”

- 전략경영 분야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전략경영학회 창립을 주도한 조동성 교수님(현 인천대 총장)이 은사였다
. 당시엔 국내에 전략경영 전공자가 드물었다. 저도 2001년 연세대가 전략경영
교수를 뽑으면서 귀국했고 이후 서울대로 옮겨왔다. 은사님이 초대 회장인 학
회가 성년을 맞은 올해 회장을 맡아 감회가 새롭다. 학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겠다.”

◆ 송재용 한국전략경영학회장은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았
다. 컬럼비아대, 연세대 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
울대 경영대 부학장, 경영사례연구센터장 등을 지냈으며 2014년 서울대 경영대
석학교수로 임명됐다.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한국국제경영학회 부회
장을 맡고 있다. 올해 한국전략경영학회장에 취임했다.

특히 그는 국내 대학 교수로는 처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논
문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최근까지 국제경영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lsq
uo;저널 오브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터디(JIBS)’ 에디터를 맡았다. 해외
주요국에 출판된 《삼성 웨이》,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CEO가 휴가철
에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한 《스마트 경영》 등 베스트셀러를 저술했다
.

☞ 송재용 교수 "한국 기업들, '성공의 덫'에서 벗어나야 혁신 가
능"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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