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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부풀리려는 미국 '통상압박 카드'로 쓰나
한국경제 | 2017-02-20 19:31:50
[ 이심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무역수지를 계산하는 방법을
바꿔 무역적자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역적자가 늘면 교역국에 기존 체결한 무역협정의 재
협상을 요구할 수 있고, 수입품 관세 부과 때 더 많은 정치적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새로운 계산법이 도입되면 미국으로 수입된 뒤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캐나다
와 멕시코 등 다른 국가로 재수출되는 상품은 수출 항목에서 제외된다. 이를 멕
시코에 적용하면 지난해 631억달러(약 72조5650억원)인 무역적자가 1154억달러
로 약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재수출품이 가장 많은 국가
는 멕시코였다. 이어 캐나다, 유럽연합(EU), 홍콩, 중국, 일본 순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방식이 똑같은 재화를 수입에는 포함시키고 수출에서
는 제외시켜 무역적자를 부풀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도 지
난주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한 데이터를 사용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런 방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페인 그리핀 USTR 부국장
은 WSJ에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라며 “채택 여부도 확정되
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내 생산과 일자리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면서 수
출품의 정의도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한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수입품 역
시 미국 내에서 실제 소비되기 위한 제품으로 범위를 좁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무역협정이 한 국가의 무역수지를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며 투
자와 저축률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이 무역수지에
서는 적자를 보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 수지에서 이를 상쇄하는 흑자를 거
두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WSJ는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도 재수출을 수출 항목에서 제외하면서도 수입에는
포함하는 것은 무역수지 적자를 부풀리거나 흑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반
대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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