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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프로의 유구무언] '팔이 무겁겠어, 몸이 무겁겠어?'…질문의 답을 깨달아야 장타왕
한국경제 | 2017-02-27 01:53:31
사부와 함께 라운드를 자주 했다. ‘한 거리’하는 나였기에 롱기스
트를 가리는 내기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사부인 김중수 프로와 나는 띠동갑이
다. 키는 내가 10㎝쯤 크다. 팔 길이까지 더하면 스윙 아크는 한참 차이가 난다
. 이런 우리가 롱기스트를 겨룬 성적은 어땠을까. 열 번 겨루면 예닐곱 번은 내
가 졌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결국 사부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비굴한 표정으로. ‘장타를 치려면 어
떻게 해야 하느냐’고. 사부는 말했다. ‘장타를 치려면 큰 근육을
써야 한다’고.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었다. ‘큰 근육을 쓰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 것은 프로가 된 뒤 다시 배우면서였다. 내가 이해
한 것을 설명한다.

나는 예전에 팔로 공을 쳤다. 정확히는 팔이 스윙을 주도했다. 나는 백스윙 때
손으로 클럽을 들어올렸다. 당연히 어깨가 충분히 돌아가지 않았다. 그런 상태
에서 다운스윙 때는 손으로 후려치는 느낌으로 클럽을 휘둘렀다. 더 멀리 보내
려고 할 때는 더 세게 손을 휘둘렀다. 골반이나 어깨가 아니라 손을 말이다. 또
힘을 낸답시고 백스윙 톱에서 손으로 클럽을 확 잡아챘다. 급가속한 것이다.
클럽을 휘두를 때 바람소리가 내 몸 오른쪽에서 더 크게 났다. 지금 생각해 보
면 힘을 써버리고 난 뒤에 공을 때린 것이었다. 당연히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은 배운 값을 한다. 얼핏 보기엔 비슷해도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스윙을
한다. 백스윙 때 어깨와 엉덩이를 회전했다가 다운스윙 때는 엉덩이와 어깨로
힘을 낸다. 손이나 팔은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백스윙 때는 팔로 클럽을 타깃 반대 방향으로 낮
게 뺀다. 거의 동시에 어깨가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어깨가 거의 다
돌았을 때쯤 골반이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시작할 때부터 어깨와 골반
을 함께 돌리면 안 된다. 그러면 어깨가 덜 꼬인다. 골반이 도는 동안 체중을
오른쪽으로 점점 옮긴다. 무릎과 발목도 꼰다. 그 상태에서 나머지 체중마저 오
른발에 싣는다. 거의 동시에 왼쪽 어깨를 조금 더(내 경우엔 5㎝) 오른쪽으로
돌린다. 백스윙 완성이다.

다운스윙 때는 왼발로 체중을 옮겨오면서 동시에 왼쪽 골반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허리를(혹은 엉덩이를) 왼쪽으로 돌린다. 곧이어 어깨가 왼쪽으로 따라
돈다. 팔은 그 다음에야 힘을 발휘한다. 어깨에 매달려 있어서 저절로 휘둘러
지는 느낌으로 말이다. 오른손은 임팩트 직전에야 힘을 쓴다.

이렇게 쳐서 최근에는 사부보다 조금씩 더 보내고 있다. 끝으로 사부가 나에게
한 간단한 물음을 독자에게 전한다. “팔이 무겁겠어, 몸통이 무겁겠어?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 cafe.naver.com/sata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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