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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거물급 사외이사 모시기 '바람' SK이노베이션-김종훈, LG전자-백용호, 기아차-김덕중 영입
한국경제 | 2017-03-01 20:43:19
[ 주용석 기자 ] SK이노베이션, LG전자,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이 이달 정기 주
주총회에서 거물급 사외이사를 영입한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한·중
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해외 사업 여건이 불확실해지면서
통상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뽑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연세대 특임교수
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출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사회 산
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여러 인사 중 김 전 본부장이 가장 적
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글로벌 파트너링(제휴) 등 해외 사업의 중
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교통상 전문가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김 전 본부
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
이션은 올초 석유개발사업본부를 미국 휴스턴으로 옮기고 미국 다우케미칼의 고
부가 접착수지(EAA) 사업을 4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국영 석유공사 시노펙과 석유화학공장을 합작 운영하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은 ‘중국통’으로 알려진 박승호 CEIBS(중국 유럽 국제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뽑을 계획이다. 박 교수는 베
이징삼성경제연구소장 출신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사활을 걸
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사정에 정통한 박 교수를 사외이사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청 등 이른바 사정기관 출신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기업의 구애를 받았다. LG전자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을 지낸 백용호 이
화여대 교수를, 기아자동차는 국세청장 출신인 김덕중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각
각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백 교수는 세제
, 공정거래 말고도 정책 관련 일을 많이 했고 학자로서 경험도 풍부하다&rdquo
;며 “회사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LG화학도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정동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뽑기로 했다.

한 기업에서 오랫동안 사외이사를 맡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SK가스는 올해
주총에서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박 전 장
관은 2011년부터 SK가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기존 사외이사
인 김준규 전 검찰총장(현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을 다시 사외이사로 선임
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도입됐다. 대기업 총수의 전횡을 견제
하고 전문가적 시각에서 경영을 돕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천만원대 연봉을 받
으면서 경영진에 무조건 찬성하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사외이사 상당수가 ‘힘센 부처’ 출신으로 외부 로
비 창구나 외부 비판을 막는 ‘바람막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
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 감시가 어느 때보다 강
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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