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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9명만 응답하는 여론조사에 울고 웃는 대선판
한국경제 | 2017-03-02 04:45:03
[ 홍영식 기자 ] 선거 여론조사는 판세를 흔드는 주요 변수다. 유권자들은 여
론조사 결과를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각 주자에게 지지율은 선거
전략의 토대가 된다. 후보와 유권자 모두 ‘지지율의 마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만큼 선거 여론조사는 중요하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여론조사가 과연 믿을 수 있나”라는 의문이 제
기되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과 미국 대선 등 여론조사 예측이 빗나간
사례가 많아 신뢰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왜일까.


◆여론조사의 한계는

여론조사 정확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응답률과 표본오차, 표본수 등이다. 응답률
은 조사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면접원이 유·무선 전화를 걸어 질문하
는 조사와 기계음을 활용한 자동응답방식(ARS)으로 나뉜다. 면접원이 직접 전화
를 거는 방식은 응답률이 보통 15% 이상 나오고, ARS는 5%도 채 안 나온다. 면
접 조사만 활용하는 것은 소수고 보통 두 방식을 혼용한다. 비용을 고려해 ARS
조사만 하기도 한다.

낮은 응답률은 여론조사의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2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원회에 등록된 전국 단위 대선 및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66개를 분석한 결과 응
답률 최저는 3.1%, 최고는 23.9%였다. 5% 미만이 14개, 20% 이상은 4개에 불과
했다. 10% 미만이 46개로 전체 약 70%를 차지했다. 평균은 약 9.2%였다.

응답률이 낮다는 것은 부동층이 많다는 뜻으로, 표심을 읽는 데 한계가 있다.
응답률이 20% 이상은 돼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상무
는 “응답률보다 표본오차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표본오차는 조
사 대상 전체의 일부분만을 표본으로 추출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차를 뜻한다
. 표본수가 많을수록 오차 범위는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표본수가 500명일 땐
보통 ±4% 초반대, 1000명일 땐 ±3%대, 5000명일 땐 ±1%대
를 나타낸다고 분석한다. 최근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표본수가 1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오차 범위 내의 지지율은 순위를 매기는 게 의
미가 없다”고 했다. 오차 범위가 ±3.0%포인트라는 것은 A후보가
지지율 20%를 얻었을 때 실제 투표 결과는 17~23% 범위 내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 B후보의 지지율이 17%(실제 14~20% 범위 내 예상)라고 한다면 A, B 후보의 차
이를 가늠하기 힘든데도 언론들이 순위를 매겨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전문
가들은 지적했다.

◆샤이보수, 유동성 높여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의 대표
성”이라고 말했다. 연령과 직업, 지역, 정치 성향 등을 고르게 표집했느
냐가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숨은 표심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수층이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거나, 응하더라도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아 생겨난 ‘샤이보수’가 대표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지지후보 ‘모름·없음’ 답 비율
은 진보층의 두 배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체 유권자의 약 4
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수층의 이 같은 답변 태도가 선거 결과를 예
측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여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커 대선판을 흔드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율이 낮은 주자들은 한 번 ‘밴드왜건(우세한 후보 쪽으로 유권자의
표가 몰리는 현상)’ 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고 기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경선 지지율이 5~7%대에 머물다
3월 광주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뒤 여론이 급반전하면서 판세를
뒤집었다.

여론조사는 민심의 풍향계나 추세 정도로 삼고, 오차 범위 내의 차이까지 큰 의
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최근 부각되는 빅데이터
등도 참고하는 게 좋다고 주문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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