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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뉴욕증시, 테러에 둔감…학습효과
파이낸셜뉴스 | 2017-03-24 07:01:04
유럽과 미국의 테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무뎌지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0여년을 지속한 테러가 우려와 달리 경제활동이나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는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22일 런던 의사당 테러로 4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났지만 금융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영국 파운드화는 테러 발생 뒤 소폭 하락했지만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낙폭을 모두 되찾았고, 결국 2월 이후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파운드는 23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테러악재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2월 영국 소매매출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탔다.

런던증시에도 테러는 별다른 요인이 못됐고, 전세계 증시와 안전자산인 국채, 금 가격에도 테러 요인은 없었다.

AJ 벨의 투자담당 이사 러스 몰드는 "역사적 경험에 비추면 (테러공격에 따른) 충격은 최소한 협소한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오래가지 못한다"면서 "인명 피해 규모가 엄청나고 그에 따른 고통 역시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2001년 뉴욕 9·11테러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테러에 민감히 반응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반응은 무뎌지고 있다. 테러 충격이 실제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한데 따른 결과다.

테러 공격은 피해지역의 관광에 타격을 주고, 소비심리를 악화시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여겨져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실제 충격은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의 반응 역시 조금씩 무뎌졌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워싱턴 등을 강타한 9·11테러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테러 뒤 다시 개장한 뉴욕증시는 대폭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거래 재개 첫날 7.1% 급락했고, 주말까지 14%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려 금 값이 거래 재개 첫날 6.5% 폭등했다.

2004년 3월 11일 2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 때는 스페인 증시의 IBEX 35 지수가 2.2%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포인트 내린 3.90%로 떨어졌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요가 몰리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이듬해 7월 7일 런던 중심가의 대중교통 시스템 이용자를 노린 테러 때에는 충격이 더 적었다. 52명이 사망한 당시 테러로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장중 낙폭이 3.5%에 이르렀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1.4%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최근에는 충격이 더 미미해 2015년 11월 파리테러와 2016년 3월 브뤼셀 테러 당시 유럽 시황을 반영하는 유로스톡스 50 지수가 낙폭을 신속히 만회하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ING 외환전략가 비라지 파텔은 투자자들이 지금은 테러 충격에 따른 소비자·기업 심리, 소비지출 패턴 등 실물지표가 발표될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장에서는 "경제전망 펀더멘털에 영향이 있는지를 판단한 뒤에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러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항공사 주가 역시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다.

2005년 7월7일 런던 테러 당시 브리티시항공 모기업인 ICAG 주가는 4.2% 폭락했지만 22일 테러 뒤에는 충격이 미미했다. 이날 ICAG 주가가 2.8% 하락했지만 낙폭 대부분은 항공사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악재에 따른 것이었다. 23일에는 0.6%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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