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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중국만큼 중요한 동남아 시장 잡아야"
파이낸셜뉴스 | 2017-03-27 22:47:06
"할랄 고려한 관광프로그램 없어.. 지금이라도 관광수요 개척해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조치 양상이 치졸해지면서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 '아세안(ASEAN)'이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약자다. 한 해 100만명이 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찾는 필리핀을 비롯해 싱가포르,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라오스, 브루나이 10개국이 회원국이다. 아세안과 우리나라 간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중국 관광객 모집에 쓰는 예산을 조금만 아세안으로 돌려도 확 다를 겁니다. 지금 문제점은 우리도 아세안 국민들을 받을 준비가 안돼 있다는 거예요. 할랄문화 등 그들을 고려한 관광프로그램이 거의 없습니다. 아세안에서 당장 들리는 얘기가 한국에 밥먹을 곳이 없다는 겁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를 역임한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사진)의 아쉬움이자 조언이다. 아세안 국가들을 우리가 마사지받으러 가서 돈 쓰는 곳 정도로 여겼다가 중국 사드 보복이라는 불똥 탓에 겨우 관심을 갖게 되는 분위기는 아쉽지만,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관광수요를 개척하고 시장을 확대해가야 한다고 김 총장은 강조했다.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김 총장은 "중국을 100%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경제분야의 중국 쏠림 현상을 다변화한다는 의미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드보복 사태를 보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중국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포스트차이나 시장에 접근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균형적이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고압적이어서 아세안도 중국을 부담스러워한다"면서 "경험 많고 친절한 우리나라가 아세안엔 더없이 좋은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구조가 상호보완적이고, 중국.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아세안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아 협력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세안 10개국의 인구는 6억3000만명으로 세계 3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6위의 거대 시장이다. 경제성장도 안정적이다. 2007~2015년 연평균 성장률은 5.3%다. 투자 유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세안은 2015년 세계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7%에 해당하는 1210억달러를 유치했다.

김 총장은 특히 아세안의 인구구조에 주목한다. "중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반면 아세안은 15~30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63%를 차지합니다. 10년쯤 후 평균연령을 따져보면 중국이 40대인데 아세안은 열살은 더 젊죠. 잠재구매력이 훨씬 크다는 의미입니다."

고무적인 것은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투자액이 2014년 대중국 투자액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의 대아세안 투자액은 50억달러로 대중국 투자액(33억달러)보다 많다. 베트남에 있는 삼성 생산공장은 베트남 연간 GDP의 20%를 창출하고 있고,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휴대폰 물량은 중국을 넘어섰다. 롯데, CJ 등 대형 유통업체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체들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시장에 속속 진출했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규모는 중국이 12억6000만달러, 아세안이 3억4000만달러다. 김 총장은 "절대 규모로는 아직 중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율은 매년 20~30%씩으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화장품도 할랄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아세안 국가들 특성을 고려해 아모레퍼시픽은 고객 연구와 연구개발(R&D) 기능까지 현지에서 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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