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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펜 당선도 가능…좌파 유권자가 변수"
뉴스핌 | 2017-04-26 16:26:00

[뉴스핌= 이홍규 기자]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프랑스 대선 2차 결선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승리가 유력시되지만 극우주의자인 마린 르펜이 당선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차 대선 투표에서 4위(19.62%)를 기록한 좌파당 장뤽 멜랑숑 후보가 마크롱 지지를 거부함에 따라 일부 극좌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르펜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잇달아 기권을 선언하고 나선 점도 르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25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23.87%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유권자의 약 49%는 유럽연합(EU)에 반대하고 쇄국적 경제주의에 찬성하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블룸버그통신>

데이비드 라츨린 FN 선거 책임자는 "실제 문제에 관해 프랑스 국민은 우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FN 당 대표직을 사임한 르펜은 유세 기간 프랑스 '우선주의'를 기치로 프렉시트(프랑스의 EU탈퇴)와 모든 무역협정 철회 등를 주장해왔다.

◆ 멜랑숑, 마크롱 지지 거부 변수로 떠올라

물론 여론조사를 보면 르펜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4일 공개한 오피니언웨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선 투표에서 르펜은 중도파이자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출신인 마크롱에게 61%대 39%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수치는 르펜의 부친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의 지난 2002년 대선 결과를 상기시킨다.

당시 장 마리 르펜은 1차에서 17%의 득표율을 얻어 2차까지 올라갔지만 18%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결국 패배했다. 극우 대통령 탄생만큼은 저지해야한다는 여론이 좌우 진영 모두를 결집시켰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과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마크롱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극좌 후보인 장 뤽 멜랑숑이 마크롱 지지를 거부하면서 지난 2002년과 같은 결과가 재현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티볼트 르뇌르(29) 운동가는 지난 주말 멜랑숑의 선거 파티에서 "마크롱은 우리 계층의 적이다. 마크롱은 EU의 가혹한 3% 재정적자 규율을 주장하고 급여와 사회적 보호 수준을 낮출 것을 말한다"면서 "그는 직장에서 우리가 동료보단 경쟁자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르펜이 당대표에서 사임하더라도 선거 운동을 계속 전개할 방침을 밝힌 FN은 이를 기회로 보고 멜랑숑 지지층에 르펜의 뒤에서 결집해줄 것을 요청했다.

마린 르펜 후보 <사진=블룸버그통신>

◆ 진보 유권자들 잇달아 '기권' 운동

멜랑숑의 지지자들이 르펜에 직접 투표하지 않아도, 좌파 유권자들이 광범위하게 기권을 선언하는 것 만으로도 르펜에게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보수층의 투표율은 높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피용 지지자들의 3분의 1은 2차 결선에서 르펜을 위해 기꺼이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트위터에는 '#SansMoiLe7Mai(내가 없는 5월7일)'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밤 프랑스에서는 "은행가도 인종 차별주의자도 아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배너를 든 가두 행진이 벌어졌다. 유권자들에게 기권을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멜랑숑 지지자인 가브리엘(21)은 기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역겨움과 괴물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크롱에게 기울어진 대선 판도가 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르펜이 극단적으로 공약을 철회하거나 마크롱이 커다란 실수를 범하게 될 경우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리정치대학의 도미니크 레이니 정치학 교수는 "르펜의 승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근본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필요가 있다. 르펜이 유로존 탈퇴 공약을 바꾸거나 마크롱이 몇 가지 큰 실수를 저질러야한다"면서 "유권자들의 거대한 자기만족 역시 르펜의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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