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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영국 성공회가 하버드보다 낫다
파이낸셜뉴스 | 2017-05-23 07:29:04
"투자? 영국 성공회에 물어봐라."
투자 기금 운용 실적은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가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들보다 낫다고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공회 기금은 지난해 수익률 17.1%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 상승률 1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 9.5%, 나스닥 지수 7.5%를 모두 웃돌았다.

아이비리그 명문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성적이었다.

하버드대는 지난해 6월 마감한 2016 회계연도 기금운용 실적이 2%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운용기금은 36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하버드대를 대신해 1만3000여개 기금 운용을 맡고 있는 하버드운용사는 시장 변동성, 저금리 등을 손실 배경이라고 지목했지만 성공회 기금 운용 실적을 감안하면 변명이 군색해 보인다.

예일대도 마찬가지로 실적이 저조했다. 250억달러 기금 자산은 지난해 3.4% 늘어나는데 그쳤다.

성공회 기금운용을 감독하는 교회감독국은 지난해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성공회 기금은 1년새 10억파운드(약 1조4000억원) 가까이 불어나 79억파운드가 됐다.

성공회 포트폴리오는 3분의1 이상이 주식에 투자됐다. 부동산에도 30%를 투자했고, 10%는 현금과 유동성이 높은 현금성 자산에 묶어뒀다.

신흥시장, 미 중소형주, 사모펀드, 목재, 산림 등에서 실적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성공회의 지난해 기금 운용 실적은 이전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으로 기간을 넓게 잡으면 아이비리그 대학 기금 운용실적과 큰 차이는 없다.

10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성공회 기금은 연 수익률 8.3%로 예일대 8.1%, 하버드대 5.7%보다 높기는 하지만 두드러지게 높은 실적을 보이지는 않는다.

대학 기금이나 교회 기금은 특히 엄격한 투자 대상 원칙이 있어 운용에 제약을 받는다.

영국 성공회의 경우 무기, 포르노그래피, 담배, 도박, 고금리 대출, 배아복제, 석탄을 원료로 한 석유추출 또는 오일샌드, 주류 등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기금은 교회활동이나 퇴직 성직자 연금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2억3000만파운드가 지출됐다.

한편 영국 국왕이 수장인 성공회에서 성직자로는 최고 자리인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의 이력도 이색적이다.

그는 성공회 사제가 되기 전에 11년간 석유업계에서 일했다. 프랑스 석유업체 엘프에서 5년을 일했고, 1984년에는 런던의 석유탐사 업체 엔터프라이즈 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웰비 대주교는 그러나 지난해 펴낸 책에서 현대의 배금주의를 경계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종종 나를 포함해서, 개인 또는 국가 또는 세계 경제의 재정상태나 경제 성장을 그저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삶을 추구하는 목표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은 접근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과 양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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