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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그로스, 긴축 확산 움직임에 경기침체 경고
파이낸셜뉴스 | 2017-09-21 18:47:05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 통화정책 전환시기 저울질
"때이른 금리인상 결정은 정책실패가 될 것" 경고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자산 축소 계획 발표로 미국발 긴축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지금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던 주요국 중앙은행들 역시 돈줄 죄기에 나설 시점을 저울질하게 됐다.

미국 다음으로 긴축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곳은 유럽중앙은행(ECB)이다.

ECB는 다음달 2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매입 규모의 점진적 축소(테이퍼링)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와 관련한 많은 결정들이 아마 10월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양적완화로 채권을 사들인 ECB는 현재 자산이 4조9000억달러로 미 연준(4조5000억달러)보다 많다.

ECB는 자산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ECB가 월간 순자산 매입액을 현행 600억유로에서 내년 1월부터 400억∼450억유로로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CB가 이미 테이퍼링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3월 종료 예정이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9개월 늘리면서 지난 4월부터 매입규모를 월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 대신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국가들도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유력한 금리인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지난 14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안정시키기 위해 수개월 내에 일부 금리 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미 긴축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도 있다. 멕시코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8년 만에 최고치인 7%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캐나다도 이달 초 기준금리를 1.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렸다.

이처럼 전세계적 긴축행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야누스핸더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현재의 금리인상 기조를 고수할 경우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20일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계획대로라면 연방기금금리는 향후 2년간 1.70%포인트 상승해 2.8%에서 심지어 3%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럴 경우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OE에 대해서는 '때이른 금리인상 결정은 정책실패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로버트 우드는 BOE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최고치에 이르면서 BOE가 2011년의 ECB처럼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2011년 당시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물가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2차례 금리인상을 했지만 이후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경기 전망이 둔화해 정책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이체방크는 20일 연구 보고서에서 통화긴축에 나서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청산'이 차기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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