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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천사캠페인] 하루 한번 감정노동자의 "배려천사"가 되자
프라임경제 | 2017-11-16 14:06:30

[프라임경제] 12년 동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이었던 우리나라가 드디어 1위 자리를 리투아니아에 넘겨줬다는 반가운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자살자 중 직업이 파악된 사람들의 직종을 분석해 보면 '서비스 및 판매종사자'가 가장 많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그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몇 년 전부터 서비스 및 판매종사자들의 감정노동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왔던 터라 이들의 감정노동으로 인한 직무스트레스가 자살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 추측해 본다.

감정노동은 자신의 감정이 좋거나 슬프거나 화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감정과 표현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등의 고객응대업무를 하는 노동을 말한다.

주로 고객, 환자, 승객 등 민원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전화로 상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험하게 되는데, 감정노동의 빈도와 강도가 심할 경우 감정 간의 부조화로 우울, 소진, 근골격계질환, 심혈관계질환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와 서비스저하, 생산성감소, 이직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생활 속에 쉽게 접하는 감정노동자 중에는 아파트 '경비원'이 있다. 전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60%가 넘어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불리는 우리나라는 증가하는 아파트 수만큼 경비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경비 △분리수거 △택배관리 △주차관리 △주민응대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감정노동을 수행한다. 몇 해 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의 지속적인 인격모독과 폭언으로 분신자살한 사건은 경비원들의 감정노동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다른 입주민들에게 방해가 되니 목소리를 조금 낮춰 통화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경비원의 뺨을 때리고 얼굴을 담뱃불로 지진 주민, 고장 난 엘리베이터를 왜 안 고치냐고 경비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주민, 불법 주차된 자신의 차에 경고스티커를 붙였다고 경비원의 멱살을 잡고 끌고 다닌 주민 등 일부 주민들의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도를 넘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기 위한 노력으로 눈길을 끄는 아파트도 있다.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는 경비원들과 동행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주민과 경비원은 수직관계가 아니라 함께 간다는 의미에서 경비원 위탁 계약서에서 계약 관계를 나타내는 '갑(甲)'과 '을(乙)'을 각각 '동(同)'과 '행(行)'으로 바꿔 사용한 것이다. 또 어떤 주민은 경비원들이 자신의 병든 부인을 가족처럼 살펴준 것에 감사하며 경비실에 에어컨 5대를 기증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갑질'을 할 것인지, '동행'을 할 것인지, 정답은 너무나 당연하다. 감정노동자와의 '동행'. 오늘부터 나도 하루에 한 번 '배려천사'가 돼보면 어떨까?

△바쁘게 출근하는 익명의 감정노동자에게 도로에서 기분 좋게 양보하기 △마트 계산원에게 '고맙습니다' 인사하기 △전화해온 콜센터 노동자에게 친절하게 응대하기 △우리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하기. 오늘 당장 실천해보자!

김숙영 을지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한국산업간호협회 부회장

김숙영 을지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pres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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