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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족 노조의 다른 이름 '기득권'
파이낸셜뉴스 | 2018-01-18 19:35:05
귀족과 노동자. 신분제도가 존재했던 시절, 사회의 고위층과 하위층을 대변하는 계급이다. 과거 극명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은 두 개의 사회계층이 최근 나란히 붙어 쓰이는 곳이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노동조합을 일컫는 '귀족 노조'다. 한때 사회적 약자로서 힘을 모으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노조가 이젠 이 사회에선 '귀족'으로 불린다. 회사의 생사기로에서도 제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자동차산업 노조의 모습에 싸늘한 여론이 반영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국내외 판매에서 전년 대비 6.9% 축소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며 중국.미국.독일.일본에 이어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한국은 인도에 차 생산국 5위 자리도 빼앗겼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고임금 저효율'의 생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연봉은 9213만원(2016년기준)이다. 독일 폭스바겐(8040만원), 일본 도요타(9104만원)를 상회한다. 그럼에도 국내 공장에서 자동차 한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나 미국 GM(23.4시간)보다 길다. 이 같은 생산구조에서 경쟁력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고 기업들은 호소한다.

그럼에도 자동차업계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연례행사'인 파업을 작년에도 강행했다. 현대차와 한국GM은 노조 설립 후 임단협 협상에서 처음 해를 넘기기도 했다.

노조의 '마이웨이' 행보에 경영에 집중해야 하는 최고경영자들도 사업보다는 내부전투에 힘을 더 쏟고 있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해결애햐 할 최우선 과제로 '노조와의 협상'을 꼽을 정도다.

글로벌 위기 당시 미국 GM의 파산 요인은 귀족 노조였다. 이후 미국에선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으로 노조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한국 자동차업계에서도 귀족 노조는 일부 대기업 노동자에만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이들 노조에게 묻고 싶다. 지금의 행보가 2.3차 협력사 노동자들에겐 또 다른 기득권 세력으로 보이고 있다는 걸 아는지.

성초롱 산업부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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