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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곳곳에 창업지원 기관… 시정부 보조금만 100여개
한국경제 | 2018-01-22 17:14:43
[ 강동균 기자 ] 중국 선전시 바오안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남쪽으로 20분
가량 가면 첸하이자유무역구가 나온다. 선전시 정부가 홍콩과 합작해 15㎢ 규모
의 금융·물류 중심지로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첸하이자유무역구에서 가
장 눈길을 끄는 곳은 중심부에 있는 ‘청년드림팩토리’다. 2013년
7월 선전시 정부가 첸하이관리국과 선전청소년연합, 홍콩청소년연합과 함께 청
년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허브다. 이곳에서
는 창업 공간부터 투자 자금 유치, 시장 개척, 세금 혜택 지원까지 스타트업을
위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지원기관 100여개 달해

청년드림팩토리에서는 18~45세의 청년이 창업한 스타트업 130여 곳이 정보서비
스, 정보기술(IT), 문화콘텐츠, 물류서비스 등 분야에서 혁신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선전시 정부는 앞으로 입주 기업을 2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선전시는 드림팩토리에 자리잡은 스타트업에 대출을 알아봐 주고 각종 감세 혜
택을 제공한다. 선전에 있는 투자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적극
적으로 돕는다. 상당수 스타트업이 정부의 도움을 받아 최소 10만위안(약 1670
만원)에서 최대 1000만위안(약 16억7000만원)까지 투자를 받았다. 이곳에 들어
온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입주부터 증시 상장 과정까지 융자, 회계, 법
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스톱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입주 기업 직원을 위한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선전에는 드림팩토리와 같은 창업지원 기관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전에는 중앙정부와 성(省),
선전시로부터 정책 지원과 인증을 받은 창업지원 기관이 100여 개에 달한다.

바이오헬스·로봇 등 미래산업에 아낌없이 투자

선전시는 창업 진입 장벽 완화, 기술 개발, 홍콩 자원 연계, 우수 인재 유치 등
을 통해 창업을 지원한다. 경제특구 지정 초기에는 기업 매출에 15% 세금을 매
겼다. 다른 지역의 25%에 비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1980년대 후반에는 토지
사용권 거래도 허용했다.

2013년엔 중국 지방정부 처음으로 사업자 등록제도를 개편했다. 최저 납입자본
금을 없앴고 선등록·후허가제로 바꿨다. 대학생이 창업할 때 개인에겐
최대 10만위안, 단체에는 50만위안까지 제공했다. 이 같은 정책을 편 이후 선전
의 기업 및 자영업자 수는 87만6000개로 이전에 비해 176% 늘었다.

2009년부터 선전시는 IT, 바이오, 신소재, 문화창의,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등
을 7대 전략산업으로 정해 분야별로 연간 5억위안씩 총 35억위안을 지원하고 있
다. 2014년부터는 바이오헬스, 해양, 항공우주, 로봇, 스마트기기를 5대 미래산
업으로 지정해 추가로 연간 15억위안의 재정을 투입했다.

기초연구 등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정부 보조가 허용되는 프로젝트는 무상
으로 지원한다. 기업이 주도하는 핵심기술 연구에는 조건부 장려금을 준다. 시
장경쟁 분야 프로젝트의 경우 대출 이자 지원과 담보 제공 등을 보조하거나 지
분투자 형태로 정부 지원금을 지급한다.

외부 인재 선전 정착땐 2억5000만원 지원

선전시는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중국 도시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6
년 기준으로 지역내총생산(GRDP)의 4.1%를 R&D에 쏟아부었다. 한국(4.29%), 이
스라엘(4.11%)보다는 낮지만 일본(3.58%), 핀란드(3.2%)보다 높은 수치다.

적극적인 R&D 투자는 △특허 신청 건수 10만5481건 △발명 특허 건수 1만6957건
△특허 협력조약 1만3308건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선전의 특허 신청 수는 중국
도시 중 가장 많다. 2016년 국제 특허 출원 건수는 1만9647건으로 전년 대비
44.7% 증가했다. 선전시는 최근 ‘제13차 5개년 계획’을 세워 2020
년까지 R&D 투자 비중을 GRDP의 4.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수 인재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앙정부와 별도로 2011년부터 ‘
공작(孔雀)계획’을 세워 첨단 기술산업 관련 해외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
다. 중앙정부의 ‘천인(千人)계획’을 통해 선발된 인재가 선전시에
정착하면 국가 보조금(100만위안)과 별개로 150만위안을 준다. 이들에겐 최고
50만위안의 창업 자금과 임대아파트도 제공한다.

선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한 관계자는 “선전에서 창업은 민간이 주도하
고 있다”며 “정부는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창
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선전=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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